지난 3월 서울 주택가의 한 이면도로. 도로변에 세워진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으로 청바지 차림의 A씨가 접근했다. 왼손에 든 빨간색 가방에는 불법 마약류인 케타민...
지난 3월 서울 주택가의 한 이면도로. 도로변에 세워진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으로 청바지 차림의 A씨가 접근했다. 왼손에 든 빨간색 가방에는 불법 마약류인 케타민 1.7㎏이 들었다. A씨는 차량 뒷문을 두드린 후 승차하려다 운전자 보조석에 탔다. 20초가량이 지난 후 검은색 승용차가 다가와 SUV의 운전자 보조석 쪽으로 붙었다. 폭이 넓지 않은 이면도로가 두 대의 차량으로 꽉 찼다. 승용차에서 내린 다른 남성이 SUV 보조석 문을 당기자, 잠시 꿈쩍 않던 문이 열렸다. 마약 유통책 A씨가 경찰에 붙잡히는 장면이었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미국에서 몰래 들여온 케타민 1.7㎏를 국내에 유통하려던 유통책 A씨 등 14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17일 알렸다. 경찰은 해외·국내 총책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미국에서 밀수입된 대량의 케타민을 국내 유통하려 구매자를 찾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첩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판매 조직과 접촉, 샘플 거래로 케타민 실물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이어 폐쇄회로TV 추적 등으로 중간 유통책, 전달책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은 케타민 총 1.8㎏, 합성대마 9장, 대마 21주, 엑스터시 6정 등을 압수했다.경찰은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마약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으나, 전문 수사인력이 상시 단속 중이므로 반드시 경찰 수사망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며 “마약류 유통은 개인 문제를 넘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중대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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