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져나온 연극계 미투 '가해자들 5.18과 평화 공연할 때 분노 치밀어' 광주 성폭력 미투 연극계 소중한 기자
산하씨는 노트북 모니터 속 지도를 보며 장소 하나하나를 언급했다. 널따란 광주 지도에 하나둘 점이 찍히더니 어느덧 동서남북 곳곳이 점으로 메워졌다. 그의 기억과 기록 속에 존재하는 성폭력 피해 및 2차 피해 장소들 그리고 이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곳들이 이렇게 많았다.
산하씨는 ▲극단에 속해 있던 약 5개월 동안 A로부터 수차례 성추행·성폭행을 당했고 ▲극단을 나온 이후에도 A의 아내 B로부터 여러 차례 폭언, 2차 피해, 성추행을 당했으며 ▲C로부터 한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고소장에 담았다. 또한 ▲아무렇지 않게 '여자애들은 강간도 당해보고 그래야 오기가 생겨 연극을 오래한다'는 말을 들었던 회식 자리들과 ▲연극계 동료들에게 조심스레 피해 사실을 털어놨으나 '네가 윤리적으로 떳떳하냐'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사례 등을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가 그만두면 진행 중인 연극 전체에 피해를 끼친다'는 비난을 받을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캐스팅에 있어 평판은 너무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제 연극을 시작한 애가 공연을 관두고 떠났다'는 꼬리표가 달릴까 두려웠습니다. 연극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에 고통의 목소리를 스스로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용기를 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를 사랑하는 이들과 가족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침묵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인해 연극을 지속하기 어려웠습니다. 을 마지막 연출작으로 선택했습니다. 용기를 내 간접적으로나마 '연극계 미투'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연출의 글'을 공들여 썼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가해자들이 뜨끔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2019년 한국여성상담센터에서 제가 겼었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건 고통스러워 세부적인 상담을 받진 못했습니다. 이후 공황증세와 무기력증에 시달렸지만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연극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력감이 더 강해졌습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스브스레터 이브닝(6/28) : 또 '윤석열 사단'…또 '총장 패싱' 논란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검찰총장 공석인 상태로 차장검사·부장검사 등 실무 중간 간부 인사가 단행됐는데요, 예상대로 '윤석열 사단'이 전면 배치됐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재명계 정성호 '당원들, 누구는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종합)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경준 박형빈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27일 당내에서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