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그 중심에 가다] 독일 에너지 전환의 상징, 쇠나우의 오늘 이야기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쇠나우 시민들은 1997년부터 전력망을 사들여 전기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쇠나우 전력회사는 21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독일 최대 재생에너지 전력회사로 성장했다. 1987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핵 없는 미래를 위한 부모 모임'이 원전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시작한 일이 현재의 EWS로 발전된 것이다.
독일은 시민들이 전력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 1998년 전력시장 자유화로 여러 전력 공급회사가 서로 다른 요금체계를 놓고 경쟁한다. 전력회사는 전기를 어떤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지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비용도 다르게 책정한다. 쇠나우 전력회사는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 지난 12일, 쇠나우에 있는 EWS 본사에서 알렉산더 슬레덱 이사를 만났다. 지난해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에너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6672명이 절약에 참여했다. 그렇게 총 1만3000유로를 모아 저소득 가정의 에너지절약을 돕는 '전기절약체크'프로젝트에 기부했다.
알렉산더 슬레덱 이사도"시민들이 기후위기 해결에 더 많이 직접 참여할수록 더 빠르고 효과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라며"재생가능한 전력 시스템은 훨씬 더 분산된 방식으로 시민 생활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시민이 참여하면 발전소의 수용성을 높이고, 필요한 토지에 대한 접근성을 열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단순히 토지 소유주로부터 부지를 임대하는 것과 프로젝트 개발자로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소유하고 투자하는 것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시민들이 만든 전력회사 EWS는 어떤 조건에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핵심은 정부의 역할이었다. 정부가 시민들이 만든 전력회사가 경제성을 갖도록 보장해주는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EWS는 재생에너지 전력만으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해도 도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독일 면적이 한국보다 3.6배가 크고, 인구는 1.6배가 많고, 1인당 국민소득도 1.5배 많은데, 한국이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중도 늘려야 하지만, 에너지 전환에 있어 수요관리와 효율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국내 태양광 시장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21년 국내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설치량은 4.2기가와트였는데, 2022년 3.0기가와트로 줄었고, 올해는 더 줄어 2.5기가와트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7월에는 100킬로와트 이하 소형태양광 우대제도도 연장 없이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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