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칠 수 없는 오늘 세계일주 인도 푸두체리 세계여행 김찬호 기자
칸야쿠마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오후 기차를 탔습니다. 새벽까지 달린 기차는 종점 푸두체리에 닿습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억수 같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일단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기에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습니다. 이 새벽, 이 작은 기차역에도 참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갑니다.처음에는 우비를 입은 사람이나 잔뜩 젖은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곧 우산을 쓴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중에는 우산조차 쓰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뛰어서 들어오는 기색도 없습니다. 이제 비가 그쳤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사람 구경을 하다 보니 동이 트고 아침이 될 때까지도 금방입니다.이번 여행에는 날씨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어 참 다행입니다. 아침부터 동네를 조금 걸어 보았습니다.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풍경도 있었고, 또 아주 다른 풍경도 있었습니다.푸두체리의 옛 이름은 퐁디셰리입니다. 이름에서 짐작하셨을 수 있겠지만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땅이죠.
프랑스가 푸두체리를 식민지화 한 것은 1674년의 일입니다. 이후에도 인도 동해안의 여러 지역을 장악했죠. 물론 영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몇 차례의 전쟁을 거쳐 프랑스에는 작은 땅들만 남았습니다. 프랑스는 이 땅들을 모아 '프랑스령 인도'로 관리했습니다.인도가 독립한 뒤에도 한동안 프랑스령은 남아 있었습니다. 1954년에 이 지역을 사실상 인도 공화국에 반환했죠. 2년 뒤인 1956년, 프랑스와 인도 사이에 조약이 체결됩니다. 이 조약에 따라 1962년에 프랑스령 지역이 법적으로 완전히 인도에 반환됩니다.포르투갈이 지배했던 고아의 경우, 3,700㎢의 나름 큰 영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푸두체리는 20㎢도 되지 않죠. 지금도 고아는 주로 승격되었지만 푸두체리는 연방정부의 직할지입니다.고아에는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기독교인이 여전히 많지만 프랑스는 푸두체리에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진 못했습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자급자족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달리, 여전히 오로빌의 경제적 자립은 요원해 보입니다. 오로빌 공동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여금도 납부해야 합니다. 오로빌 공동체가 부유한 은퇴자의 안식처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푸두체리는 특수한 역사를 가진 독특한 땅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인도였습니다. 인도인들이 살아가는, 인도의 땅입니다. 골목은 지저분하기도 하고, 걷기 어려운 보도에서는 차도를 따라 걸어야 하지요. 차들은 경적을 몇 번이나 울리며 지나갑니다.저는 푸두체리에 짧은 기간만 머문 뒤, 기차 시간에 맞춰 떠났습니다. 기차를 타고 잠깐만 달리면 푸두체리의 이국적인 모습은 사라집니다. 평범한 인도의 풍경이 넓게 펼쳐집니다. 푸두체리 역시 인도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풍경이지요.인도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듯한 도시, 푸두체리도 결국 인도라는 땅과 잇닿아 있었습니다. 그들이 품었던 이상을 물론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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