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돈덕전은 대한제국의 황제인 고종이 건립한 서양식 건물로, 세계 여러 나라와 동등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고종의 의지가 담겼다. 1920년대 일제에 의해 헐려 국가유산청이 2023년 9월에 옛 모습을 되찾았다.
서울 중구, 경복궁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덕수궁 은 대한제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고종은 덕수궁 을 황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죠. 주변에 외국공사관이 밀집해 외교에 유리한 입지였기에 고종은 덕수궁 안에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 돈덕전 등을 지어 독립국으로서의 자주성을 강조했습니다. 황궁으로 지어 덕수궁 대표 사진에 빠지지 않는 석조전을 지나 뒤쪽으로 들어가면 르네상스·고딕 양식을 절충한 2층 구조의 건물이 보입니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리고 대한제국의 상징 문양인 이화문(오얏꽃 문양)을 넣은 푸른 문과 창틀·베란다로 화려하게 장식한 유럽풍(프랑스) 건물 돈덕전 이죠. 이화문 장식등(샹들리에)와 영상을 결합한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 ‘모던 에이지 월(Modern Age Wall)’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원래 돈덕전은 1902~1903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행사(칭경예식)를 위해 지은 건물로, '돈덕'은 덕(德) 있는 이를 도탑게(惇)해 어진 이를 믿는다는 의미예요. 자주독립국가인 대한제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와 동등하게 소통하고자 했던 고종의 의지가 담긴 거죠. 다만 국내외 사정으로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식 연회장으로는 쓰이지 못했고, 각국 외교사절의 폐현(황제나 황후를 만나는 일) 및 만찬 연회장, 국빈급 외국인을 접대하는 영빈관 등으로 사용됐죠. 또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이 1907년 7월 이곳에서 즉위식을 올렸는데요. 순종이 그해 11월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난 후에는 고종이 외부 사람을 만나는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대한제국 '외교의 장'이었던 돈덕전은 내부 역시 황제국의 위상에 걸맞게 화려했다고 전해져요. 한국과 일본의 병합 과정과 전후 상황을 자세히 기록한 책 『조선병합사』에는 돈덕전 내부에 대해 '100평 넓이의 홀에 큰 원기둥 6개가 서 있으며, 대원주마다 금색 용 조각이 새겨졌다'고 나오며, '서벽과 창은 홍색 및 황색금수로 치장해두었으며 옥좌·탁자·교자 등은 금색 찬란했다'고도 적혔죠. 외국인 기록을 살펴봐도 황제의 거처이자 접견실이기도 한 이 궁의 실내 장식은 매우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다고 해요. '모던라이트(Modern lights),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이 열리는 덕수궁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행사(칭경예식)를 위해 지은 서양식 건물로 각국 외교사절의 폐헌 및 만찬 연회장, 국빈급 외국인을 접대하는 곳으로 사용했다. 근대국가로 거듭나고 여러 국가와 동등하게 소통하고자 했던 고종의 바람이 담긴 돈덕전은 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덕수궁과 함께 방치되다가 없어졌는데요. 언제 어떻게 철거됐는지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아 1920년대 일제에 의해 헐린 것으로 추정하죠. 1933년엔 그 자리에 어린이 유원지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기억 저 너머로 잊히는 듯했던 돈덕전은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이 2015년부터 덕수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2017년 돈덕전 권역 발굴조사, 2018년 재건 설계를 거쳐 2019년부터 공사에 돌입, 2023년 9월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죠. 발굴·사진자료를 토대로 벽돌과 타일을 복원하고, 자료가 부족한 내부는 20세기 초 서양 살롱을 모티브로 대한제국 당시 분위기와 비슷한 가구와 조명까지 설치해 100여 년 전 돈덕전을 구현했어요. 특히 100여 년 전 돈덕전 안을 밝히기 위해 특별 주문 제작했을 것이라 추정하는 장식등(샹들리에) 또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여전히 빛을 내는 이 장식등은 단순히 궁궐 안을 밝히는 것을 넘어 당대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을 비춘 특별한 조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고종은 국가와 황실의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넣어 제작한 이 장식등을 통해 대한제국에도 근대의 빛이 피어나기를 염원했을 것입니다. 사실 당시에는 전기가 일반 시민들이 사는 집까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어요. 전등 시등회를 보고 놀란 사람들의 모습을 서술한 역사적 사료도 남아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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