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윤석열 정부의 실력을 묻다 대우조선해양 하청_노동자 양승훈 기자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 7월 22일에 사내 하청업체 사측과의 교섭으로 종결됐다. 장장 51일간의 파업이었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1973년 국영기업 대한조선공사가 착공을 시작했다가 멈추고 1978년 대우그룹이 인수해 1981년 준공된 이래 단 한 번도 진수를 멈춘 적이 없었는데, 유최안 노동자가 자신을 도크 바닥에 용접하고 옥쇄 투쟁을 시작하면서 40여 년 만에 처음 진수를 멈췄다.
손배소는 여전히 협상 중이다.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노조 간부만 손배소 대상이 되고 조합원은 면책되는 사안은 여전히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노조 상근자 타임오프 역시도 인정되지 않았다.일단 마무리는 이렇게 되었지만 평가는 분분하다. 우선 교섭 조건 중 제대로 달성한 것이 별로 없으니 노동조합의 실패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조합이 어쨌거나 원청과 산업은행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내하청업체 대표단'을 앞에 두고 교섭의 주체로 인정받은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한다면 손실은 날짜가 정해졌던 인도 기일을 맞추지 못했던 선박에 대해서만 확정된 것에 불과하다. 야드에 적치되어 있는 블록들과 자재들이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순환되고 공정이 정상화되느냐에 따라서 손실액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당장 교섭이 타결되고 나서 원·하청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이 공정 재개를 위해서 2주간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근무를 시작했다. 물론 관행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을 '갈아 넣어' 공정 일정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위험한 것은 기본이고, 효율성이나 비용 관점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 '긴급 작전'은 진짜로 긴급할 때만 시행되어야 한다.
기본급 관점에서 원·하청 간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조합의 교섭력 유무에 따라 급여에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원청의 사측은 조선산업의 유연한 노동 수요 때문에도 사내하청을 쓰지만, 임금을 낮추기 위해서도 사내하청을 쓰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대우조선이 분식회계와 적자로 인해 구조조정을 매개로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라는 점이다. 조선업의 위기로 인해 사내하청 업체들이 도산하고 노동자들이 해고당했지만, 같은 시점 원청 정규직들도 희망퇴직·임금 반납·무급휴직 등을 겪었다. 비정규직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원청 정규직들의 고통이라는 것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외려 이 지점에서 대주주이자 경영관리단을 운영했던 산업은행의 역할과 비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노사자율 교섭을 원칙이라 이야기하면서도 수틀리면 공권력 투입을 언급한다. 십 수 년간 대우조선에 CFO를 파견했으면서 분식회계 문제는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다가 종국에는 채권단과 함께 '긴축'을 말하는 것 외에 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지금까지의 맥락을 살핀다면, 부실기업을 정상화 해 가장 좋은 인수자에게 매각한다는 애초 목표가 조선산업에서는 제대로 달성된 바가 없다. 그러면서도 또 조선소의 선박-해양-특수선 부문을 분리하여 매각하겠다는 뉘앙스만 흘리고 있는데, 조선소 부문들의 물리적 분할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산업은행이 과연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비판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노조가 영업 방해'…파업 중 '맥주 출고' 강행한 하이트진로하이트진로의 자회사 소속 화물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강원도 홍천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지 일주일째입니다. 오늘(8..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강 투신까지...격해지는 하이트진로 운송 노조 파업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제품 출고에 나선 비조합원 차량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고 욕설을 퍼붓는 등 극렬 양상으로 번짐에 따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박진 외교장관 첫 방중‥반도체 공급망 등 논의박진 외교부 장관이 2박 3일 동안 중국을 방문합니다. 내일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하는데, 북핵 문제와 공급망 이슈, 사드 문제까지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프리스타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정치권 우스갯소리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고, 박근혜 정부는 너무 없어서 문제였다고. 4대강 사업부터 한식 세계화까지 이명박 정부가 벌인 일이야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집권 2년 차에 세월호 참사를 맞으며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졌지만, 교과서 국정화,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수사, 의료 민영화 등 집권 1년 차에 벌인 일이 만만치 않았다. 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처음으로 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복귀한 윤 대통령, 박순애 사실상 경질 가닥…지지율 하락세에 '초심 지키며 국민 뜻 받들겠다'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추미애 “검찰정부, 임기 석 달 만에 매우 빠른 속도로 시스템 하나씩 무너뜨리고 있다”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문제는 그냥 좌충우돌로 끝나지 않고 민주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된 국가 사회의 제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