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법... 저널리스트 김인정의
언젠가 사고를 주로 취재하는 기자가 내게 이런 푸념을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이 속한 진보성향매체의 독자 중에도 '이태원 참사는 길 가다가 죽은 사고인데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냐'고 하는 이들이 있다며 '사람들이 자연재해와 사회적 참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고민을 말했다.계급, 지역, 젠더, 정치적 견해의 차이 등으로 갈가리 찢겨 각기 저마다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사회'가 오늘날에도 정말로 존재하는가, 사회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면 어떤 사고를 사회적 참사를 인식하는 감각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구경꾼들을 쉽게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의 영상이, 평소 언론사가 방송으로 내보내는 영상과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다른지를 묻는다. 사람들이 평소 방송 뉴스에서 봤던 영상을 '학습'한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이런 영상을 쓰지 않겠다는 언론사들의 결정에 동의하면서도"일견 공범자가 손을 터는 듯한 위화감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해외 뉴스는 '우리'와 정서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연결되어야만 의미 있어지는 건지. 그렇다면 먼 거리에 있는, 통역에 실패한, 바다를 건너오지 못하는 고통은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어째서 타국의 시련을 전달할 때는 고통의 현지화가 필요한지."
단순히 매체들이 조회수 장사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극히 비윤리적이라서가 아니다. 이 경향은 영향력을 확장하여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매체의 욕망,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효과적인 뉴스를 만들겠다는 기자의 선한 다짐들과도 분리하기 어렵다." 마오쩌둥 시대에는 정부가 사람들에게 무료 예방주사를 놔줬는데, 주사기를 반복해서 쓰다 보니 주삿바늘 끝이 구부러지기 일쑤였다. 위화가 어느 공장에서 예방주사를 놨을 때"노동자들의 팔뚝에 들어간 주삿바늘은 모두 작은 살점을 달고 나왔다. 그들은 극심한 고통을 참느라 이를 악물어야 했다. 심할 때는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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