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 없는 잡채인데... 봄철 입맛 없을 때 최고 엄마요리탐구생활 콩나물잡채 안소민 기자
어린 시절, 명절날이나 잔칫날, 시골 큰집에 갔을 때 늘 상에 올랐던 음식이 있었다. 얼핏 보면 새빨갛고 새콤하다는 점에서 홍어무침과 비슷하지만 분명 다르다. 홍어무침은 무척 귀해서 우리 같은 아이들 차지가 될 수 없었다. 어른들의 술안주 0순위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홍어무침에 그다지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대신 내가 좋아했던 음식은 콩나물잡채였다.
콩나물잡채는 콩나물, 미나리, 무, 쪽파, 다시마 등의 재료에 소스를 끼얹어 무치는 음식이다. 과정 자체는 그다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정작 열을 가해서 볶거나 끓이는 과정은 없지만, 밑재료 손질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명절이 오기 며칠 전부터 며느리들은 재료를 구해다 부지런히 밑손질을 하며 명절을 숨가쁘게 기다렸다. 그런데 소스를 적당한 비율로 배합하고, 요리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는 이 음식을 아예 놓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예전 콩나물잡채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겨자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엄마는 겨자를 추가함으로써 삶에 무슨 변주라도 주고 싶었던 걸까.엄마는 다섯 며느리 중 막내 며느리였다. 위로는 윗동서 네 명이 있었다. 한때 부엌에 모여 하하호호 웃음꽃을 피우면서 머리에 하얀 수건을 쓰고 불을 때고, 물을 끓이고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음식을 만들던 며느리들은 지금 다들 연로하셔서 요양병원에 계시거나 집안에 계신다. 아주 고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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