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청년이 당근마켓에 올린 ‘구조 신호’...정부의 요란한 복지 사각지대 대책 발표에도 여전히 허점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근마켓 생활고 🔽 복지망이 놓친 이들
SOS로 지자체 긴급생계 지원 최근 2∼3개월 간 거의 밖에 나가지 않았던 이성현씨가 자신의 방에서 앉아 있다. 피부 치료 탓에 머리카락을 민 그는 사진 촬영에 앞서 후드를 올려 썼다. 박준용 기자 “유통기한 지난 냉동식품 나눔해주실 수 있나요?” 지난 1월30일 전북 익산,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마침 청년협동조합 활동을 하는 이완희씨가 글을 발견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같아 에스엔에스로 연락을 취했다. 예감은 맞았다. “식사는 하셨어요?” “네. 어떤 분한테 유통기한 지난 핫도그 받아서 먹었습니다. 제가 6원밖에 없네요ㅠ” 당근마켓에 도움을 호소한 이는 1997년생, 스물여섯 청년 이성현씨였다. 는 지난달 27일 익산의 다가구주택 1층, 5㎡ 남짓한 성현씨의 원룸을 찾았다. 성현씨는 키가 140㎝ 남짓했고, 심한 피부 건선과 아토피를 앓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0일 완희씨가 처음 이 집을 찾았을 땐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눈 밝은 완희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성현씨의 경우 제도를 인지하지 못했고, 행정복지센터에서 안내받은 기억도 없다. 오쿠사 미노루 고립청년지원팀장은 “반복해서 구직 도전을 하다가 채용되지 않거나 해고되면서 점차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이후 고립되는 청년이 적지 않다”며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지만 도움 받는 방법을 찾아나서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현씨가 전북 익산 시내 거리를 걷고 있다. 박준용 기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1년 청년 사회·경제실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만 18~34살 2041명 중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3.6%다. 보건복지부는 단전, 단수 등 39종의 입수정보를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있으나, 여전히 성현씨 같은 사례가 곳곳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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