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챌린지] 그를 만나고 난 뒤 나도 뛰어보기로 했다
2022년 10월 22일 오후 1시의 홍대입구 역 1번 출구는 사람으로 가득 붐볐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에 우산도 없이 나를 기다리던 김동수씨는 며칠 등산이라도 가는 사람처럼 큰 가방을 메고 서 있었다. 위아래 런닝 바지와 셔츠를 입고 모자를 눌러 쓴 그 모습은 마치 전문 러너의 모습이었다. 흠잡을 곳 하나 없이 군살 하나 보이지 않는 그의 몸은 멀리서도 탄탄해 보였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 때 나의 100미터 기록은 평균 11초였다. 여러 번 측정을 했고, 그 중 10초 90이라는 기록도 있었지만 당시의 기록 측정이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공식 기록은 아니었지만, 11초 00 대에서의 기록 정도였으니 꽤 준수한 기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체력장 시간 이후에 실제로 육상부 제의도 있었으나 나는 매일 강도 높은 훈련과 체벌이 있던 당시의 운동부에는 그다지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신이 공평하다고 느꼈다. 나에게는 단거리에 강한 근육을 주셨지만, 장거리에 필요한 심장과 근육은 주지 않으셨구나 생각했다. 비록 1000미터라는 길지 않은 거리이지만 이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나름 적잖은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100미터 단거리 달리기의 경우 내 안의 근육을 20초 안에 모두 쏟아 내야 하지만, 많은 계획을 설정하고 달리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중장거리 달리기는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 고통스러운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거나 계기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산삼삼계탕을 먹으며 마주한 김동수씨의 마라톤 출전에도 그다지 큰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사람이 어떻게 42.195km를 달린다는 거야? 얼마나 튼튼한 심장을 가지고 태어난 거야? 난 1000미터만 달려도 죽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에 머물러 더 이상 마라톤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나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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