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화분에서 키우는 우리 집 단호박 이야기
올봄에 샐러드빵을 만드느라 단호박을 샀다. 샐러드빵에는 감자는 기본으로 삶아서 넣는데 단호박도 넣으면 맛있다. 단호박을 잘랐는데 씨앗이 제법 여물었다. 핸드타월을 깔고 단호박 씨앗을 몇 개 올려 말렸다. 1주일 정도 말린 단호박 씨앗을 긴 화분에 다섯 개를 심었다.화분에 씨앗을 심어 두고 다른 화분에 물 줄 때 같이 물을 주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싹이 나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화분 양쪽 끝에서 새싹이 올라왔다. 그때의 감동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다. 생명의 신비함이 느껴졌다. 잘 키우고 싶었다.
단호박을 키워 열매까지 보면 여섯 살 쌍둥이 손자에게도 산 교육이 될 것 같아서 좀 더 깊은 화분에 심어주면 좋을 것 같았다. 때마침 아파트 주민이 며칠 전에 이사 가면서 버린 화분 두 개를 주워왔었다. 군자란 옆에 작은 싹이 올라와서 작은 화분에 분갈이를 하였는데, 나중에 큰 화분에 옮겨 심으려고 했다.꽃집에서 거름흙 두 봉지를 사 와서 긴 화분에 있는 흙을 섞어서 단호박 모종 두 개를 옮겨 심었다. 그런데 단호박이 마술을 부렸나 옆에서 단호박 새싹 두 개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긴 화분에 심었던 씨앗이 이제야 싹을 틔웠나 보다. 행운을 넝쿨째 받았다.
단호박 모종을 화분에 한 포기를 옮겨 심어 두 포기씩 네 포기가 되었다. 우리 베란다가 오전에 햇빛이 잘 들어와서 문을 열어주니 통풍도 되어 매일매일 쑥쑥 자랐다. 하루가 다르게 자란 단호박에 지지대를 세워주고 줄을 엮어 주었다. 베란다에 빨래걸이가 있어서 남편이 줄을 엮어 주었는데 어찌나 꼼꼼하게 엮었는지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오래전 두 번째 학교에서 '푸른 교실 가꾸기'로 교실에서 화분에 오이, 방울토마토, 호박, 수세미 등을 심어서 넝쿨을 올렸던 경험이 생각나서 베란다에서도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내에는 벌 등 곤충이 없어서 인공 가루받이를 해주어야 한다. 깨끗한 붓으로 수꽃에 있는 꽃가루를 암꽃에 묻혀주면 신기하게 교실에서도 오이가 열렸다. 이번에도 단호박꽃이 피어 열매가 달리는 기적을 맛보고 싶다.요즘 날씨가 더워서 물도 많이 먹었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웃자랄 것 같아서 겉흙이 마르면 그때 물을 주었다.
남편과 저녁 식사할 때 잡곡밥과 쌈장에 싸서 먹었다. 집에서 담근 오이지무침과 같이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혹시 단호박에 열매가 안 달리더라도 단호박잎을 따서 먹는 것만으로도 기른 보람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하나라도 단호박이 열리길 기대하며 오늘도 단호박 넝쿨을 바라본다.우리 집은 베란다에서 반려 식물을 많이 키우고 있다. 주로 난 화분과 꽃이나 잎을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단호박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이제부터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심어보고 싶었다. 상추나 방울토마토, 고추 등을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단호박을 먹을 때 씨앗을 버리지 말고 말려서 모아 두어야겠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심어야겠다. 단호박뿐만 아니라 오이 모종도 몇 개 사서 심어야겠다. 올해의 경험으로 내년에는 잘 키울 수 있으리라. 쌍둥이 손자에게는 자연학습장이 되어주고, 나에겐 음식 재료를 제공해 주는 텃밭이 된 베란다가 정말 고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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