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매일 늦둥이 형주를 떠올립니다. “입관하기 전에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달라고 했어요. 아들은 없어도 그건 내가 가질 수 있으니까… 보고 싶을 때마다 우리 아들 머리카락을 만져봐요.” 이태원참사 🔽 이태원 희생자 이야기 ⑧서형주
가족의 울부짖음 “왜 그날 밤 그렇게 무능했습니까” 서형주씨. 일러스트레이션 권민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야기를 차례로 싣습니다. 와 은 우리가 지켰어야 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것이 사라진 이후 가족의 삶은 어떠한지, 유가족이 알고 싶은 진실이 무엇인지 기록할 예정입니다.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줄 유가족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전자우편 bonge@hani.co.kr 또는 독자 소통 휴대전화. “누나, 용산에 살자. 엄마랑 아빠랑 형이랑.” 전북 김제에서 20대까지 살았던 형주는 흩어져 사는 가족이 ‘서울’에 모여 사는 꿈을 품었다. 삼 남매의 막내지만 부모와 누나, 형과 한집에서 산 기간은 34년 삶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어머니는 형과 서울로 가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식당을 열었다. 세 살 터울인 형은 지적장애가 있어 어머니의 보살핌이 필요했다. 누나 서이현씨도 직장을 따라 전북 전주에 정착했다.
형주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자주 뭉친 삼 남매는 종로 부암동 석파정, 스케이트장, 한강공원을 누볐다. 10월 한강 불꽃축제 때는 형주가 형과 누나의 유람선 자리를 예약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형주만 배에 올랐다. “11월엔 청와대를 가려 했는데 비가 와서 미루고… 혼자 외롭게 간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누나는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서울에서 같은 방을 쓰고 함께 잠을 잤던 형은 형주 없는 집에서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날 밤, 형주는 형에게 말했다. “형, 부모님 돌아가시면 나랑 같이 살자.” 형주를 보내고 온 날, 형은 누나에게 말했다.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아. 형주 없이 살 자신이 없어.” 그날, 형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직감한 이도 형이었다. 형이 형주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어머니와 누나에게 알렸다. 저녁 7시, 형주가 형에게 ‘사람 엄청 많다. 덥다’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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