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따뜻한 학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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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따뜻한 학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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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 부담과 인식 부족으로 늘봄실무사는 힘든 현실을 겪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였다. 지난해 5월, 교육청에서 최초로 늘봄실무사 라는 직업군을 모집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산하 공립 초등학교 늘봄학교 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늘봄실무사 (기간제근로자) 채용 계획을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 공고문의 첫 문장에 가슴이 뛰었다.‘ 늘봄학교 ’는 정규수업 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 제도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새로운 과정이다. 초등교육 현장에는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에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을 내고 선택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방과후 교육’이 있다. 이들은 맞벌이, 다자녀, 다문화 등 가구 조건에 따라 ‘돌봄’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초등 교육과정에서 ‘늘봄’이라는 말이 생기면서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은 ‘누구나, 언제든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발전된다. 2024년 9월부터 서울시 모든 학교가 초1 맞춤형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3년째 기간제 에듀케어 대체강사로 방과후 돌봄에 종사하던 나는 좀 더 안정적으로 학생들과 교감하고 싶었다. 늘봄실무사는 차후 무기계약직으로 가는 소중한 경험과 경력이 될 것 같아 채용에 성실히 임했다. 각 교육지원청에서 채용된 늘봄실무사들은 지난해 7월1일자로 573개 초등학교에 배정받았고, 서울시교육청 연수원에서 나흘 동안 역량 강화 연수를 받았다.그러나 현 정부가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한 속도로 추진하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실제 학교 현장은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였다. 교무실, 방과후 지원실, 서버실, 늘봄교실 등 초등학교들은 기본적인 근무환경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늘봄 프로그램 2학기 전면 실시를 앞두고 있었는데, 당면한 골칫거리들을 6개월짜리 기간제 늘봄실무사가 해결하기를 바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였다. 학교마다 컨트롤타워가 부재하여 업무 분장된 내용이 다르고 업무량도 달랐다.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는 학생들과 수업을 할 수 있는 늘봄교실 환경 조성 공사와 관련된 일이었다. 늘봄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세우고 실행과 관련된 모든 업무(프로그램 구성, 운영 소요 예산 관리, 늘봄강사 채용·관리, 학생 관리와 민원 관리)를 해나갔다. 방과후 학교와 관련된 위탁업체와의 행정 실무, 방과후 학교 운영과 관련된 일련의 문서 작성, 자유 수강권 관리, 회계 지출품의 업무와 늘봄교실 환경 정리·청소 등도 일과에 포함되었다. ‘늘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일 외에도 과도한 업무들이 배당됐다. 방과후부장이 하던 업무, 행정지원사가 하던 일, 그 외 특수교육 늘봄, 그 밖의 행정적 업무도 넘어오기 시작했다. 교육청에서 수시로 요구하는 자료 집계와 통계 제출 자료 등도 준비해야 했다. 늘봄실무사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이 아님에도 교육공동체는 자기에게 배당된 업무 외에는 방관했다. ‘내가 늘봄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지 알아요?’라는 관계자들의 반응은 나를 위축시키고 도움 요청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기간제근로자 생활임금을 시급제로 받으며 못다 한 일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게까지 일했다. 같은 직군 실무사들보다 훨씬 많은 업무량이었다. 2024년 2학기에 서울시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2025년에는 늘봄학교라는 제도를 본격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늘봄교육 실무사’ 공무직 채용이 시작되었다. 전국 초등학교에는 각자 교육청 채용 시험을 통과한 뒤 현재의 ‘늘봄’을 시작하여 돌아가게 만든 나 같은 기간제 실무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경력과 노력의 시간은 인정되지 않았다. 4천명의 지원자 중 400명만 뽑는 블라인드 면접평가에서 나는 최종적으로 떨어졌다. 교육부에서는 늘봄학교의 프로그램을 전면 시행하고 있다며 방송과 신문기사를 통해 성과를 자랑하고, 정부에서는 저출산에 대한 적극적 해결책이자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자찬하였으나, 업무 혼선이 많은 시행 초기에 기간제근로자를 희망고문으로 혹사한 뒤 버리는 교육청의 땜질식 채용 문화는 어디에서도 이야기되지 않았다. ‘늘봄학교’란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뜻이다. ‘늘봄학교’로 통합된 방과후 교육 활동이 보편적 돌봄의 체제를 만드는 근원이 되려면 소통과 공감 속에서 구성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적 업무 분담이 필요하다. 각자의 헌신을 존중하고, 불안정한 지위의 약자와도 협력해 나가는 ‘늘봄학교’가 되어야 학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따스한 학교가 될 것이다. ‘늘봄학교’의 교육적 성과를 인간을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노회찬 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기획한 ‘6411의 목소리’에서는 삶과 노동을 주제로 한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12장 분량의 원고를 [email protected]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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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늘봄실무사 교육 사회 업무 혼선 개선 필요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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