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성균관에서 겨울 풍경과 건축 양식을 감상한 이야기입니다. 대성전 공사를 둘러보며, 성균관의 특징적인 건물 배치와 단청에 대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대한민국 곳곳에 숨겨진 문화유산 의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두 발로 직접 걸으며 발견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문화유산 애호가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없이 전해드립니다.서울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문화유산 애호가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보통 서울 종로 창덕궁이다. 후원의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니, 그 마음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나는 창덕궁 대신 성균관 으로 발걸음을 돌린다.봄, 여름, 가을에도 충분히 사색의 시간을 만들어주었던 성균관 은 겨울이 되면 마치 숨을 고르는 듯, 더 깊고 포근한 침묵으로 나를 맞아준다. 를 쓴 유홍준 작가는 샛노란 은행잎이 가득한 가을의 성균관 을 추천하였지만, 나는 눈이 소복이 쌓인 성균관 에 제일 마음이 쏠린다.비록 내리는 눈이 쌓이지 않고 녹아내릴 만큼의 영상 날씨지만, 역시 겨울은 겨울이다. 발끝이 시려 부착식 핫팩을 꺼내 발가락 위에 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절반만 녹아 바닥과 씨름 중인 눈이 질척거린다.
명륜당 처마 밑에서 느긋한 마음으로 마당을 둘러 본다. 사람들은 눈 쌓인 성균관과 자신을 사진에 함께 담으려고 여념이 없다. 사람들의 즐거운 소리에 까치가 여기저기서 울음소리로 화답한다.가장 넓게 보이는 건 흰색이었다. 흰색의 눈은 온 세상에 솜을 깔아 둔 것처럼 마당과 건물을 덮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붉은 색이었다. 기둥, 벽 등 성균관 건물의 하단부를 칠한 붉은색은 새하얀 눈 사이에서 강렬한 색을 자랑했다.마지막으로 시선이 향한 곳은 건물 상부 자재에 사용된 청록색이었다. 상부 부자재를 덮고 있는 청록색 단청은 지붕 아래에 모습을 살짝 감추고 은은하게 색감을 퍼뜨리고 있었다.임금의 공간인 궁궐, 부처님의 공간인 사찰의 단청은 빨강, 초록, 하양, 검정 등 다양한 색을 사용해 화려한 무늬를 다양하게 그려 넣는다. 반면 유교 건축의 대표라 할 성균관은 검소함이 돋보였다.
대성전과 명륜당 같은 핵심 건물에도 기본적인 단청인 '가칠단청'만 칠해져 있었다. 가칠단청은 문양이나 선 등을 배제하고 바탕색만 칠하는 단청으로, 보통 부속 건물이나 위계가 낮은 건물에 칠한다. 그런데 성균관에서는 오히려 최고 위계 건물에 가장 기본 단청이 사용된 것이다.성균관을 찾을 때마다 독특한 건물 배치가 탐구욕을 자극한다.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동재와 서재가 그 주인공이다. 동재는 동쪽을, 서재는 서쪽을 바라보며 출입구가 서로 마주하지 않고 등을 지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이 구조는 동재와 서재뿐 아니라 명륜당 북동쪽 뒤편의 향관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향관청은 문묘 제사를 위해 집사가 머물며 축문과 향 등을 관리하던 공간이다. 향관청도 위에서 내려다보면 명륜당처럼 'ㄷ'자 구조로 되어 있다.향관청 양옆으로는 동월랑과 서월랑이라는 부속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 건물들 역시 출입구가 서로를 등지고 있었다.
정문인 신삼문에 다다를 즈음, 머리 위로 까치 십여 마리가 거목 사이를 오가며 날아다녔다. 까치가 저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린다. 눈이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성균관의 숨겨진 모습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LF “올 겨울 ‘축축한 눈’ 잦아…패딩 잡화 아이템 품절 대란”LF 닥스 패딩 머플러, 전년比 판매량 증가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눈, 연대의 마음을 깨우며눈이 쌓인 모습이 눈 구경과 힘겨운 테니스장 눈 치우기를 촉구하며, 작년 계엄 해제 시위와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시위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눈이 쌓인 테니스장에서 회원들과 함께 눈을 치우며 연대의 힘을 확인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딸기시루 줄서 기다림, 겨울 추억소녀를 따라 성심당 딸기시루를 구매하며 기다림 속에서 쌓인 추억과 함께해 겨울을 닮은 특별한 맛에 감동한 기사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2025년 국내외 스포츠, 겨울 아시안게임과 클럽월드컵 주도올림픽과 월드컵 없는 2025년, 겨울 아시안게임과 확대된 FIFA 클럽월드컵이 주목받는다. 겨울 아시안게임은 중국 하얼빈에서, 울산 HD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겨울의 낭만을 품다: 5가지 눈꽃과 얼음 축제새해에는 무안공항 참사로 해돋이 축제 참석이 줄었지만, 겨울 축제는 여전히 즐길 수 있다. 얼음 트레킹, 눈썰매, 알몸 마라톤 등 다채로운 겨울 축제를 소개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계방산 겨울 등산2024년을 하루 남기고 계방산을 오르고 겨울 산의 매력에 감탄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