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맞는 죽음, 근데 그 모습이 다 같진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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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순이'. 어릴 적 나와 추억을 함께 했던 개 이름이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대개가 이름이 없었을뿐더러 기껏해야 거멍이‧노랑이‧덕구라 부르던 시절, 요즘으로 치자면 셔리‧챨리‧지민이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이름이었다. 야무지고 똑똑했다. 굳이 대문이 필요 없었다. 쥐도 잘 잡았다. 새끼를 많이 낳았는데, '개...

'개순이'. 어릴 적 나와 추억을 함께 했던 개 이름이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대개가 이름이 없었을뿐더러 기껏해야 거멍이‧노랑이‧덕구라 부르던 시절, 요즘으로 치자면 셔리‧챨리‧지민이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이름이었다.

8월 24일 토요일, 진도대교를 건넜다. 예불여진도, 예술로는 진도만 한 곳이 없다, 는 섬에 들어섰다. 밭일하는 아짐은 남도들노래 한 자락 애간장 녹이게 뽑아내고, 논일하는 아재도 육자배기 정도는 할 줄 안다고 하니 그 비유가 당연하다 싶다.첫 여정은 벽파진이었다. 고군면 벽파리에 있는 항구다. 진도와 육지를 건너는 가장 가까운 곳이 울돌목이지만, 물살이 거칠어 배를 띄우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진도대교가 놓이기 전까지 해남을 오가는 배는 벽파항이 최상이었다. 목포와 완도‧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배들의 기항지였으며, 제주 사람들이 미역과 귤을, 쌀과 소금으로 바꾸어 간 곳도 이곳이었다.

소전은 '소전체'로 일가를 이룬 당대의 명필이었다. 서화 수집가로 문화재에 대한 안목도 높았다. 무엇보다 추사의 '찐팬'이었다. 경성제국대학 교수였던 후지쓰카 치카시도 추사에게 진심이었다. '세한도'는 말할 것도 없고 편지까지도 열심히 수집했다. 1271년 김방경이 이끄는 고려 정부군과 홍다구의 몽고군도 벽파진에 상륙했다. 5월 15일 여몽연합군은 삼별초를 깨뜨렸다. 진도를 남으로 휩쓸며 남도진성까지 몰아붙였다. 왕온도 배중손도 죽었다. 김통정은 생존자를 이끌고 제주도로 후퇴했다. 세력을 키우지만 1273년 4월 여몽연합군에게 완전 진압되었다. 삼별초 전쟁은 진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많이 죽고 많이 끌려갔다.

운림산방까지 10분 남짓, 진도읍을 벗어나니 오르막길이다. 왕무덤재라 한다. 삼별초 왕온의 묘가 있던 자리여서 붙은 이름이란다. 묘소 앞을 지난다. 무덤을 알리는 안내판이 큼지막하다. 정유재란 순절묘역과는 달랐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꼭 같게 오는데, 그렇다고 그 모습이 다 같지는 않나 보다. 스승인 추사가 세상을 뜨자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소치는 먹고 살기 힘든 진도를 떠나라고 아들에게 유언했다. 그의 손자 남농 허건은 목포에 터를 잡았다. 소나무를 잘 그렸다. 그림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고 한다. 지금의 운림산방은 그의 노고다. 5대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성에서 서쪽으로 바닷길을 따라 십여 리, 진도, 아니 팽목항이다. 햇살은 밝고 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르고, 한여름 같은 조용한 날 늦은 오후의 고요함 속에서 노란 리본이 선명했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그리운 사람들의 추억은 지워지지 않나 보다. 돌아오지 못한 304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항구에서, 그날도 조도로 관매도로 제주도로 배가 떠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노을을 보고 산에 불이 난 모습이라고 했을 때, 할아버지는,"해가 산들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는 거야. 내일 아침 다시 돌아올 때까지 잊지 말라고 아름다운 빛을 비춰주는 거란다"라고 했단다. 세방낙조가 저리 붉은 것은 무슨 연유인지.

울돌목에선 조선 최대 해양 참사가 일어났다. 1656년 추석에 전남 우수사 이익달이 주민들의 태풍 경고를 무시하고, 수군 훈련을 강행했다. 전선들이 깨지고 떠내려가고 가라앉았다. 이때 죽은 수졸이 1천여 명이었다. 진도군수도 빠져 죽었다. 이익달은 크게 책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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