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활동하다 해고된 쿠팡 택배기사 “죽지 않고 안전하게 배송하고 싶어요”

[인터뷰] 송정현 전국택배노조 쿠팡택배 일산지회장

송정현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택배 일산지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쿠팡 CLS' 본사 앞 농성장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30 ⓒ민중의소리

쿠팡은 애초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홍보했다. ‘쿠팡친구’라는 택배기사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노동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부각시켰다. 쿠팡은 ‘쿠팡친구’를 통해 창고에 있는 자사 물건을 배송했고, 창고에 없는 물건은 3자 택배회사에 위탁해 처리해 왔다. 장시간 노동의 또 다른 원인은 신선식품 배송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송 지회장에 따르면 신선식품은 주간 저녁 8시까지 무조건 배송해야 한다. 만약 마감 시간을 어기면 수행율 미달로 처리돼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러다보니 택배기사들은 신선식품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노동, 과속 난폭운전, 다회전 배송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런데 프레쉬백 회수 시 택배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은 일반 회수일 경우 100원, 단독 회수일 경우 200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송 지회장은 “보통 다른 택배기사들의 경우 비송이나 반품이나 비용은 거의 같다”며 “프레쉬백도 일종의 반품이나 마찬가지인데 비용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CLS만의 제도인 ‘클렌징 제도’는 장시간 노동으로 내모는 것을 넘어 손 쉬운 해고의 수단이 되고 있다. CLS는 수행률 점수에 따라 택배기사의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수행률이란 배송물량의 실제 배송률을 말한다. 문제는 이 수행률이 비현실적으로 높다는 데 있다고 송 지회장은 지적했다.

송 지회장 등 노조 간부들이 캠프 안에서 돌린 노조 소식지는 CLS가 사회적 합의에 불참하거나 일부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고 있는 현실을 알리고 노조에 가입하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택배기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17년 택배노조 설립신고증이 교부되면서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기사들의 노동자성은 이미 사회적 합의를 본 상태다. 법적으로도 여러 판례를 통해 노동자성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쿠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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