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원자폭탄 위험성이 ‘연쇄반응’에 있다며 이를 원자핵의 핵 분열과 국가 간 핵 확산이라...
이는 인공지능이 내놓는 눈부신 결과와 기업 간 과열된 경쟁처럼, 인공지능에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영화 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한데 특이하게도 이 영화의 출발점은 핵전쟁에 대한 공포와 불안의 감각이다. 영화는 비행기 추락 사고를 핵폭발로 오인하고 지하 벙커에서 35년을 살아온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은 터키에, 소련은 쿠바에 각각 핵미사일을 배치하던 당시였다. 서로의 코앞에까지 핵미사일을 들이대던 시절, 핵전쟁에 대한 공포는 그저 막연한 위기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 집 지하에 벙커를 건설하고 온갖 식료품을 비축한 채 앞으로의 생존 계획을 고심할 만큼, 즉 일상적인 생활 감각을 재편할 만큼 실제적인 위험으로 다가왔다. 단지 괴짜 가족만의 이야기일까? 물론 아니다. 수천 기의 핵미사일이 서로를 겨누고 있다는 대기적 감각은 3차 세계대전이라는 사회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면서 숱한 전쟁과 종말, 파국의 서사를 만들어냈다.
는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오펜하이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과정을 담은 전기 영화다. 영화는 오펜하이머의 인생 굴곡을 세 개의 시간대로 분절해서 각각을 입체적으로 교차시킨다. 하지만 개발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독일은 항복을 선언하고, 이에 미국은 승리를 굳히기 위해 일본의 패색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인 ‘트리니티’를 서둘러 감행한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폭발력. 영화는 원자폭탄의 압도적인 위력을 번쩍이는 섬광과 요동치는 화염, 벼락 같은 굉음,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오펜하이머의 얼굴은 차라리 두려움에 가까웠다. 아마도 그는 그 순간 직감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고 말이다. 구원은 종말과 정확히 겹쳐 있었다.두 번째 시간대는 그로부터 대략 10여년이 지난 1954년, 오펜하이머의 사상 검증 청문회를 다룬 시점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전쟁이 끝났지만 도리어 오펜하이머는 이전과는 반대로 미국 정부가 추진하던 수소폭탄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이렇게 핵 경쟁이 과열되면 결국 서로가 서로를 파멸시키는 연쇄반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핵전쟁의 공포가 과거와 같지 않은 지금, 이 영화를 단지 과거의 영웅적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통해 핵무기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하는 정도의 메시지로 읽을 수만은 없다. 그런 것이라면 영화를 지나간 역사의 기록으로 한정하는 것이 되고 만다. 오히려 나는 이 영화를 현재 상황에 대한 아날로지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 역사의 새로운 시작점에 대한 성찰과 비판, 개입의 필요성을 정확히 그 실패의 역사를 통해 역설적으로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필요성이란 비단 그 당시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업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저 원자폭탄의 자리에 현재의 인공지능을 넣어서 다시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이야말로 바로 현재의 시작점인 까닭이다.영화는 원자폭탄의 위험성이 무엇보다 그 연쇄반응에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원자핵의 핵분열과 국가들 사이의 핵 확산이라는 두 차원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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