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랑해

대한민국 뉴스 뉴스

너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랑해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sisain_editor
  • ⏱ Reading Time:
  • 26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14%
  • Publisher: 53%

우리 사이엔 깊고 고요한 평화가 있다. 그것은 물론 언어가 통하지 않는 데서 오는 평화다. 📝 김영글 (미술작가)

혹자들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변주해, ‘아는 만큼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해하면 할수록 대상에 대한 사랑도 깊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고양이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경험한 사랑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 속에서 진행된 부분이 더 많은 듯하다. 모래는 기분이 좋으면 내 손을 잘근잘근 물며 장난을 친다. 모래가 송곳니에 힘껏 압력을 가하면 손가락 살갗은 물론 근육과 뼈까지 관통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모래는 그러지 않는다.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요다는 내가 입을 크게 벌려 제 얼굴을 다 집어삼키는 시늉을 해도 그게 자신을 해치려는 행동이 아님을 안다. 어째서 이러한 믿음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동물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은 각자 그럴싸한 해답을 마련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내면에서는 어떤 합리적 이유도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열려 있는 욕실 창을 통해 집 밖으로 나가서는 난생처음 보는 표정으로 밤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 내 눈에 비친 요다는 너무나 낯설었다. 잠시 후 요다는 몇 번 그래본 적이 있는 투로 유유히 점프해서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나는 짐짓 못 본 척해주었다. 내 곁으로 돌아온 요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익숙한 몸짓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고양이가 삶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우리의 집과 바깥 세계의 경계가 그에게 어떤 의미일지, 나는 아마 평생 알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를 꾸준히 왕복하면서, 그 진동의 반향 속에서 우리가 사랑을 느끼리라는 사실뿐이다. 우리 사이의 고요한 평화 우리 사이엔 깊고 고요한 평화가 있다. 그것은 물론 언어가 통하지 않는 데서 오는 평화다. 내가 “사랑해”라고 말하면, 요다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골똘히 내 눈을 들여다본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sisain_editor /  🏆 13.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뿌리 알고 싶은 벨기에 입양 한인 '누구도 비난 안 해요' | 연합뉴스뿌리 알고 싶은 벨기에 입양 한인 '누구도 비난 안 해요'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제가 누구인지 더 잘 알기 위해 낳아주신 부모님을 뵙고 싶을 뿐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지하철 EV 94%, 외국 장애인이 보면 '원더풀!'''지하철 EV 94%, 외국 장애인이 보면 '원더풀!''이날 현장에선 전장연을 향한 과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환영사에서 '근래 장애계 차별철폐 단체에서 굉장히 거센 국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지하철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미얀마 군정, '반대파 탄압' 비난에도 무더기 사형 선고미얀마 군정, '반대파 탄압' 비난에도 무더기 사형 선고미얀마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민들에게 무더기 사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미얀마 군사법원이 최근 8명의 청년에게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랑해, 미안해, 행복해…마음 속 말들사랑해, 미안해, 행복해…마음 속 말들“잘 있니? (…) 너 간 지 벌써 4년 하고 7개월 (…) 김 서방이 연애를 시작했나 봐. 엄마는 섭섭하지만 (…) 딸아. 엄마 너 찾아갈 때까지 잘 있어.” 사위마저 이해하는 엄마의 마음은 애끓는다.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웠던 말. 이 책엔 그런 마음 속 말이 가득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송영길 ''서울시장 독배 들어야 하나' 걱정 많아… 온조·비류 생각''모두들 쉽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 꼭 독배를 들어야 하는지 걱정도 많이 해줬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08 09:5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