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다진 마늘을 보고 떠오르는 한 사람 친정엄마 다진마늘 음식에깃든노동 명절 이유미 기자
한 달에 한 번, 친정에 다녀오는 내 손엔 늘 판판하게 펴서 얼려진 다진 마늘 두어개가 들려 있다. 다진마늘 뿐이랴. 참기름, 들기름, 쌀 등등. 명절 지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준중형차 트렁크가 택배를 가득 실은 트럭처럼 친정에서 뽑아온 살림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팔순이 훌쩍 넘으신 할머니께서 다음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지 말자라고 선언하신 바람에 엄마는 명절 차례 음식 노동으로부터 늦은 은퇴를 했다. 안타깝게도 건건이 돌아오는 제사에서는 은퇴 일이 미정이지만. 그 당시 엄마 혼자 하는 수고를 덜어주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우리 삼남매에게 주어진 첫 역할은 바로, 엄마가 밑작업을 마친 전에 밀가루 묻히고 털어내기 였다. 엄마에게서 지시가 떨어지면, 우리는 뭔가 큰 도움을 주는 양 어깨가 귀에 걸린 채 코에 밀가루를 묻혀 가며 신나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에겐 그저 재미로만 느꼈기에 장난치다 밀가루를 바닥에 엎어 엄마의 가재미 눈을 여러 번 목도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예순이 넘은 엄마지만 음식 노동에서 여전히 놓여나지 못하고 있다. 명절을 제하고서라도 일년에 제사 4번, 그때마다 엄마는 제사 음식을 혼자 다 차려내셨고 나는 분통을 터뜨리며 이제 음식 좀 사서 하라고 해도 "정성으로 음식해서 조상 잘 모시면 그 덕이 다 너희에게 돌아간다"라며 옅은 웃음만 지으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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