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란 논란 속에서 언론의 받아쓰기와 허위보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보도 방식이 내란 동조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좀 더 신중한 취재와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과 수사로 이어지는 ‘내란 정국’에서 언론이 관성적 받아쓰기 , 정쟁 프레임, 속보 경쟁과 허위보도 등으로 일종의 내란 동조 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 의 비상계엄 은 위헌·위법 소지가 짙고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를 뒤엎으려는 반란의 성격이 강했던 만큼, 내란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가장 먼저 문제로 손꼽히는 것은 내란죄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검증 없이 실어 나르는 ‘ 받아쓰기 ’ 보도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기자회견 보도 모니터링 수치를 공개했다. 당시 김 전 장관 쪽 변호인은 대통령 의 비상계엄 이 ‘국회의 정치 패악질에 경종을 울리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폈고, 문화방송(MBC), 제이티비시(JTBC) 등 일부 언론의 취재를 막아서기도 했다.
민언련은 80여곳의 언론이 김 전 장관의 주장을 받아썼고, 이희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미디어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석동현 변호사의 기자회견 등 사례를 열거하며 “이들의 발언 대부분이 거짓말이거나 확립된 법리에 벗어나는데도, 기존 증언 등 자료와 최소한의 비교 검증을 하지 않고 내란범들의 말을 받아쓴 기사가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런 기사들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실상 내란을 합리화하고 내란 세력에게 유리하게 각색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극렬 지지자들의 무리한 행동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언론사 쪽에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있는 사실을 전했을 뿐인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따질 수 있겠으나,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보도의 결과까지 고려하여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신우열 전남대 조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윤석열·김용현 등 지도적 위치의) 엘리트들은 자신의 발언을 ‘따옴표’ 안에 넣어 보도해줄 것을 알고 언론의 관행을 악용할 수 있다”며 “(기자회견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여) ‘정확하게 보도’한 언론의 취재 관행이 한국 사회의 민주적 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언론이 스스로 그러한 규범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짚었다.나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허위사실을 검증 없이 뿌 르 나르고, 편향성 우려가 있는 여론조사를 확대 재생산하는 보도도 문제로 꼽혔다. 지난 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남동 집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한 경찰이 의식불명 상태’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일부 극우 성향 인터넷매체를 통해 기사화됐고,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에서 관련 보도자료를 내는 데까지 이르렀다. 곧 민주노총과 경찰 관계자를 통해 ‘문제적인 여론조사 보도도 쏟아진다.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돌파’했다고 알린 보도(5일)가 대표적이다. 이 조사결과는 티브이(TV)조선, 한국경제, 매일신문, 서울경제 등을 통해 ‘윤 대통령 체포 위기 속 보수가 결집했다’는 내용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해당 조사 문항을 뜯어보면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거나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질문을 넣는 등 조사 문항 자체가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이전에 진행한 여론조사 다수가 고성국티브이(TV) 등 극우 유튜브 채널 의뢰였던 점도 의구심을 더한다. 조사를 의뢰한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6일 언론 현업단체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외피를 쓰고 극우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는 매체들이 최근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등에 업고 조직적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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