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농부이자 정책실장 임선택 씨에게 묻는다. 남태령에서 농민과 함께한 힘, 내란 상황 속에서 농사에 매진할 꿈, 그리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남태령 고개'서 약자 위한 연대의 힘 확인 대학시절 사회운동 투신 뒤 농민운동 ·귀농으로 한 번 마음 먹으면 뒤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 '연말 연초에 세웠던 계획이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제 딸이 4살인데, 요즘은 2~3일만에 보는 상황이다. 아이가 아빠가 어디 갔냐고 물어본다. 아내와 딸에게 미안한 일이다. 솔직히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개인의 삶이 엉망이 됐다.' 귀농 5년차 청년농부이자 예산군농민회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임선택(41)씨가 지난해 세밑 한 달을 돌아보며 건넨 소회(所懷)다. 임 실장은 4살된 딸아이의 아빠다. 아내 김다운(38)씨와의 사이에 올해 둘째아이 출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임대한 농지에 콩을 재배하고, 귀농하면서 매입한 땅에 설치한 하우스에서 쪽파, 생강, 양상추 등 시설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또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 충남도연맹 사무국과 진보당 예산홍성지역위원회 사무국 일도 도맡고 있다.
집회 기획, 성명서 작성, 펼침막, 음향장비 등을 준비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농사 지으랴, 동료 농민들의 권익 대변 활동 하랴. 몸이 여럿이라도 부족할 만큼 빠듯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비상계엄만 아니었다면 임 실장은 올해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하우스와 밭을 정비할 계획이었다. 요양원에 계시는 아내 할머니도 보살필 일정도 있었다. 그는'윤석열 퇴진을 일단락시키는 일을 우선해야 할 것 같다. 그 뒤에 올해 농업에 매진하는 한해를 만들어 보고 싶다. 농업정책을 공부하고, 주변 청년 농민들과 만나서 교류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 잘 될진 모르겠다'고 말 끝을 흐렸다. 한 마음 된 학생·시민·농민, 벅찬 감동 임 실장은 이른바 '남태령 대첩'으로 불리는 농민들의 트랙터 상경 시위 현장에 함께했다. 농민들은 12월 16일 '전봉준투쟁단'을 꾸리고 △윤석열 체포·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개방농정 철폐 △사회대개혁 등을 기치로 동군·서군으로 나눠 진주와 전남 무안에서 각각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향했다. 임 실장이 속한 전농 충남도연맹 소속 시군들도 12월 19일 공주 우금티 사거리에 집결한 뒤 트랙터를 몰고 '전봉준투쟁단'에 동참했다. 그는'그동안 농민들이 트랙터를 타고 서울땅을 밟은 적이 없다. 2016년에 트랙터 2대가 국회로 진격했던 일이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며'이번에도 남태령에서 막혔지만, 농민들은 끌려가더라도 버티자고 했다. (12월 21일) 오후 5시부터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모이기 시작하면서 경찰들이 예전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함께 모인 시민들이 자리를 지켜 줬다. 농민들이 앞장 섰고 시민들이 뒤를 지켜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승리다. 지금까지는 농민, 시민, 학생이 각각 따로 싸웠지만 이번에는 같은 마음으로 함께했다'고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했다. '특히 2030 여성들이 많이 모였는데, 그들이 무슨 한국 농민의 현실을 이해해서가 아니었다. 어떤 이념이나 정파로 모인 이들도 아니었다'며'그저 경찰 병력과 경찰 버스 차벽에 막혀 추위에 떨고 있는 농민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약자에 대한 연대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올해 농사에 본격적으로 매진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세웠지만, 잠시 보류해 놓은 상태다. 국민이 뽑아 세운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주권자에게 총을 겨누면서 국가 질서가 무너질 위기에 몰리고, 일상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지내는 것은 그 스스로도 용납하지 못했다. 이번 내란 사태에 대해'정치적으로 볼 때 우발적이고 허술해 보인다고 윤석열씨의 정신세계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굉장히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준비된 범죄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라면 통했을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시민들의 용기있는 저항도 있었지만 민주화 시기를 거친 사병들이 이번 계엄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공동체가 당면한 과제 중에 '윤석열 퇴진'을 가장 먼저 꼽았
농민운동 귀농 남태령 트랙터상경 연대 윤석열 내란 정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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