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이가 8만 살... 아주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 나무의_말 파머 판도 레이첼_서스만 브리슬콘_파인 성낙선 기자
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수령이 제법 오래돼 보이는 나무들을 볼 때가 있다. 주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마을 어귀 길가나 공터에 그런 나무들이 많다. 그런 나무들을 보게 되면, 가슴이 벅차다. 그 나무들에게서 묵은 세월을 읽는다. 세파에 시달리느라 상처뿐인 세월. 늙어서 몸통에 울퉁불퉁 온통 주름이 진 나무들을 보면, 마치 세월이 나무라는 형태를 빌려 그 자리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 등 1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1천 년 이상을 산 나무들로 유명하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1천 년을 넘어 2천 년 이상을 살았다는 나무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 1천 년을 생존했다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나무가 2천 년 이상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들 고령의 나무들이 기후 변화로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 적어도 이 책, 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알고 보니, 나무가 1천 년을 넘어 2천 년 이상을 사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해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은 놀랍게도 나무가 2천 년이 아니라 1만 년 이상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킹스캐니언국립공원의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2150~2890살이다. 어마어마한 나이다.
서식 환경이 얼마나 좋으면 나무들이 그렇게까지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나무들은 적대적인 환경에서 더 오래 살아남았다. 브리슬콘 파인은 고산 지대에, 크레오소토 관목은 사막 지대에 서식한다. 극단적인 환경이 오히려 그들을 더욱더 강하게, 그래서 더 오래 생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때릴수록 강해지는 게 강철만은 아니다.놀라운 일이다. 고령 생물들은 하루하루 기적적인 삶을 살고 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태라면, 이들 고령 생물들의 미래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이들 고령 생물들 앞에 닥친 현실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아남을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서스만에 따르면, 타즈마니아 사우스웨스트의 4만 3600살 된 타즈마니아 로마티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1만 3000살 된 유칼립투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1만 3000살 된 파머 참나무, 스웨덴 달라나의 9550살 된 가문비나무 등이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 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나무들도 사실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잘 버텨 왔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서스만이 말하는 것처럼"기후 변화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위협"이다. 말하는 방식이 다를 뿐, 같은 생물종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살아가는 건 인간과 다를 게 없다. 나무는 지구상에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살아왔다. 그리고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살아남아 지구를 지킬 게 분명하다. 고령의 나무들은 인간들이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이미 여러 차례 겪었다. 지금이 그 모든 위기를 넘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나무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이제 '나무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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