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5년여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보며 최희영(가명·60)씨가 말했다. 최씨 어머니의 눈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온종일 창밖이 아니면 천장을 향해 있다가 감겼다. 남편이 2016년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은
인천광역치매센터가 국내 첫 치매 당사자 ‘치매극복 희망대사’로 위촉한 이기범씨와 강주연씨가 지난달 4일 인천 미추홀구 뇌건강학교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5년여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보며 최희영씨가 말했다. 최씨 어머니의 눈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온종일 창밖이 아니면 천장을 향해 있다가 감겼다.
혐오는 시선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제기구인 알츠하이머병 인터내셔널이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와 함께 166개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지난달 펴낸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 2024: 치매에 대한 글로벌 태도 변화’를 보면 응답자의 88%가 치매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에는 아직 이런 조사도 보이지 않는다.2014년 7월 쉰여덟의 나이에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를 진단받은 영국인 웬디 미첼은 생전 “치매에도 시작과 중간, 끝이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치매라고 하면 초점 잃은 눈동자, 표정이 없는 얼굴, 병상에 갇힌 백발노인과 같이 흔히 연상되는 ‘인생의 끝’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반박이었다. 그는 올해 2월 세상에 이별을 고할 때까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강연과 인터뷰, 각종 임상시험과 협회 활동을 통해 치매 및 치매를 향한 편견과 싸웠다.
그렇게 그는 2015년 5월 치매 당사자가 당사자를 만나 다독일 수 있는 공간인 ‘오렌지 도어’를 센다이에 열었다. 단노는 “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가족에게 진심을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같은 당사자끼리는 공감할 수 있으므로 솔직하게 기분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센다이와 도쿄에 있는 병원 2곳과 협력해 진단 뒤 당사자들과 만나는 ‘피어 서포트’ 활동도 하고 있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 인지증 희망대사로 임명돼 “누구든 안심하고 치매에 걸릴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 열심이다. 언제 치매 진단을 받았는지는 기억을 떠났지만 강주연씨는 당시의 감정을 또렷이 기억했다. “내가 열심히 내 할 일을 다 했으니까 이제는 여행도 가고 좀 즐겁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실망감은 참… 지금도… 참… 괴로웠어요.” 내내 환한 모습이었던 그의 표정이 이때만큼은 그늘졌다.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공허함이 덮쳤지만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생각했다. 강주연씨는 “내가 실망하고 절망하고 그러면 아이들한테도 좋은 그것은 못 주잖아요. 그래서 엄마도 어떤 괴로움이 있어도 즐겁게 살아가고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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