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이 박정훈에게] 와 기막힌 시대
정훈님, 파리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2주 동안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속으로 '이제 국민들이 올림픽에 별 관심 없을 걸'이라고 냉소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더군요.
선수가 은메달을 딸 경우에는 조금은 차분한, 융진씨의 어쿠스틱 버전이 나옵니다. 같은 가사지만 그건 또 위로의 격려의 곡 같습니다. 보통 김연우씨 버전을 들어오셨을 텐데, 융진씨 버전도 좋으니 정훈님도 찾아서 들어보시길 권해봅니다. ▲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지난 7월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 연합뉴스저나 정훈님은 김민기 세대는 아니죠. 저는 대학 다닐 때 운동권도 아니어서 그의 곡을 부를 일도 없었고요. 그런데 가수 김현철씨가 2014년 MBC 에 출연해서 '봉우리'가 정말 좋다고 극찬을 했고, 그때 '봉우리'를 처음 들어본 저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한참 걷다가 목소리에 이끌려서 어딘가에서 우뚝 멈추어 서버린 기분, 사람을 잡아 이끌어서 머물게 하는 힘이 있는 곡이었습니다.
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가 MBC에서 올림픽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해서"금메달리스트 대신 떨어진 사람들에 대해 해봐라"라고 조언했고, 이에 송지나 작가가"그렇게 할 테니까 아저씨가 주제곡 주세요"라면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MBC 다큐멘터리 에 쓰였고요. 인터뷰이가"'봉우리'는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낮은 목소리라고 느껴진다"고 말하자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깨져본 놈들을 위한 곡이니까." 저는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류은희 선수에게 감히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민들은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충분히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고, '우생순' 신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대중의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대표팀을 만들어줘서, 어려운 시절을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고요. 이제 더 오르지 않아도 됩니다.정훈님, 올림픽이 끝나고 주변을 돌아보니 곳곳에 솟아있는 '사람들이 손을 들어 가리키는 높고 뾰족한 봉우리'가 위압감 있게 다가옵니다. 한두 개가 아닙니다.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 줄을 잘 타서 성공한 정치인, 건물주, 좋은 학벌, 한강 변의 아파트, 멋진 외모 등... 그런 표식을 갖기 위해 경쟁하라고,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라고 우리 사회는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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