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나큰 트라우마를 겪으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원상복구는커녕 아예 무너져 버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삶은 질겨서 어떻게든 살아가게 된다. 세상이 무너져도, 상실을 겪고도, 누군가는 여전히 살아가야만 한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 도 삶의 재건을 노래를 통해 들려주려 한다. 지친 사람을 격려하고 살아남은 자를 일으켜 세우려 한다.
키리에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늦가을 헛헛한 마음을 건드린다.길거리를 전전하는 신비로운 뮤지션가까이 다가가 움켜쥐면 부서질 것 같은 여리고 순수한 키리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지만 노래를 부를 때면 찢어질 듯 거친 음색을 내지르는 길거리 뮤지션이다. 어릴 적 쓰나미로 가족을 잃고 언니의 남자친구 나츠히코를 찾아 무작정 오사카로 향했다.하지만 세상은 집도 절도 없는 아이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나츠히코와 재회했지만 혈육이 아니라는 이유로 고아원을 전전하며 성장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언어 대신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우연히 종적을 감추었던 친구 잇코와 재회한다.잇코가 지금까지 뭐 하고 지냈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만난 게 어디냐며 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사이 잇코는 매니저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잇코의 컨설팅에 따라 자신을 상징하는 파란 옷을 입고 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이번에는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가족과 연인을 잃고 상처 입은 영혼을 희망의 노래로 치유하고 있다. '키리에'는 언니의 이름이자 가톨릭에서 신에게 자비를 구하는 기도다. 작중 성가대가 미사곡을 부르는 대목에서 등장한다. 키리에 엘레이손.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뜻이다.세 남녀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빛을 내며 불타오르는 별처럼 반짝인다. 키리에와 잇코의 관계는 가 떠오른다. 오프닝과 클로징의 눈밭 장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해프닝은 가 겹친다. 가 밝은 분위기의 화이트, 어두운 분위기의 블랙 이와이 세계관의 중간계 작품이라 할 만하다. 마이너한 감성과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적인 스타일을 기대한다면 추천한다.첫 연기 도전에 1인 2역을 소화한 '아이나 디 엔드'의 다듬어지지 않은 연기가 압권이다. 아이유가 떠오르는 매력적인 얼굴로 밴드 'BiSH' 출신으로 핫한 싱어송라이터로 떠오르고 있다.
극장 개봉한 119분 버전은 1시간을 덜어낸 편집본이다. 부산에서 선보인 3시간짜리 감독판이 사족이라 불리지만 오히려 절실해진다.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와 관계의 개연성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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