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자본에 의한 '생태 학살'... 언제까지 방관할 건가 414기후정의파업 생태학살 채효정 기자
기후위기가 뭘까. 나는 기후위기를 '자본에 의한 생태학살이자 지구적 착취'라고 정의한다. 그러면 종종 사람들은"학살이란 너무 심한 표현 아닌가요?" 하고 반문한다. 그러나 나는 자본주의 이후의 환경파괴와 생태위기를 '학살'이 아닌, 어떤 다른 말로 명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멸종동물이나 멸종위기를 말할 때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동일한 사태의 다른 표현인 '학살'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므로 현재의 우리는 '자본주의 지구'에서 일어난 대멸종에 대해 특별히 강조해서 말해야 한다. 과거의 멸종과 지금의 멸종이 다른 점은 현재 일어나는 멸종이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에 의한 것이다. 자본세의 멸종은 진화나 도태의 결과가 아니라 학살의 결과다. 중생대의 멸종은 인간이 저항할 수 없는 자연적 사태였지만, 지금의 멸종은 저항할 수 있고, 저항해야만 하는 정치적 사건이다.하나의 종 전체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사태다. 그동안 우리가 이 엄청난 사건을 지각할 수 없었던 이유는 시간적으로는 서서히 진행되는 '느린 폭력'의 형태로 일어났기 때문이고, 공간적으로는 주로 지구상의 특정지역에 집중되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구는 넓지만 생물종의 절반 이상은 열대우림지역에서 살고 있다.
생태학살은 먼 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개발 이익을 계산한다. 금융자본은 투자자를 끌어 모은다. 정부는 지원을 담당한다. 법이 필요하면 국회에서는 특별법을 만든다. 전문가들은 학살의 중재를 자임한다. 이 지배동맹이 학살의 주범들이다. 인종을 말살하는 제노사이드는 어떤 용서도 타협도 있을 수 없는 범죄라 여기는 당신은 생태학살, 에코사이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다가 생태학살은 인종학살과 분리되지 않는다. 생물 종만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의 말살도 동반한다. 빌딩이 올라가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도로가 나고, 공항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은 말했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나는 어린 시절 내내 그런 경제 성장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러다보니 정말로 그 모든 것들을 어떤 위대한 사람들이 '빈 땅' 위에서 해낸 것인양 믿게 됐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자연을 절대적으로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먹고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이고 어느 정도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 맞다. 농민이 농사를 위해 땅을 갈고 풀을 뽑을 때도 다른 생명을 죽인다. 사냥하는 동물들도 다른 생명을 죽여서 먹이를 구한다. 모든 생명 존재는 다른 생명을 먹고 산다. 그 목소리를 들은 곳은 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에서 열었던 '생태학살 성토대회'다. '탄소에서 시작해서 탄소로 끝나는' 주류 환경주의 기후담론에서는 늘 이 얼굴과 목소리들이 쉽게 배제된다. 하지만 싸우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실천 행동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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