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에서, 도서관에서... 아픈 건 당신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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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에서, 도서관에서... 아픈 건 당신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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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공모전 수상작 ③

2년하고 4개월이 지났다. 12월의 차가운 바닷바람조차도 추운 줄 모르고, 흐르는 눈물이 계속 뜨겁기만 했다. 스물셋에 항공사 승무원이 된 사촌 언니를 참 부러워했더랬다.언니는 스물다섯 해를 하늘에서 지냈다. 마흔아홉, 한 줌 재로 바다에 흩뿌려지기 전까지. 언니는 스물여덟에 결혼하고 몇 해 동안 불임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자기 몸을 탓했다. '내가 너무 약해서 그런가보다'며 몸에 좋다는 한약들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유방암에 걸렸을 때도,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서 배를 가른 채로 겨우겨우 숨을 쉬면서도, 언니는 그게 다 '제 탓'이라 말했다. 그렇게 팔순이 된 노모와 가족들을 남겨둔 채 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났다. 언니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회사에 산재 신청하자'고 몇 차례 권했지만, 언니는"산재 신청 같은 거 하면 나 회사에서 잘려"라며 쉬쉬하며 조용히 치료받았다.

그런데 급식실에서 숨만 쉬어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우린 이것이 산업재해라는 것도 몰랐을 터였다. 산재를 신청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말은"집에서도 하는 밥 짓고, 청소하는데, 산재는 무슨."책에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산재율은 남성의 산재율보다 낮다'라고 나와 있다. 여성이 덜 위험하고, 덜 다쳐서 산재율이 낮은 걸까?"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어머니, 아내, 딸 역할로 가사 노동 대부분을 떠맡아왔고, 그렇게 전담해 온 가사노동의 연장선상에서 현대의 여성 노동 대부분이 형성됐다. 또 그렇게 '사회화된 가사 노동'은 저평가 되고 있다."₂ 이런 사회 인식 때문에 여성 노동자들이 업무상 재해 인정 판정을 받기 어렵다.

폐암이 직업성 암으로 산재 판정을 받기까지 우리는 지난한 투쟁을 해야만 했다."일하다 아프지 않게", 아니"제발~,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고 절절하게 외쳤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투쟁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학교 급식실 한켠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동료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무섭고 두렵다.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도 아직 부족한 것들이 있다. 이전 사무실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빌딩이라,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오르기 힘들었고 휠체어는 들어올 수 없었다. 다행히 지금 건물에는 엘리베이터와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있다. '모두를 위한'다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생리현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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