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고 현금화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금값 금 골드
지난 23일 오후 3시 귀금속 상가가 밀집한 서울 종로3가. 귀금속 가게마다 손님이 심심찮게 드나들었다. 딸과 함께 방문한 유금자씨가 진열장 위에 가방을 올려놨다. 꽁꽁 싸맨 보자기를 풀었더니 금니부터 금반지·금수저 등 금붙이가 여럿 나왔다. 유씨는 “금값이 많이 올랐다길래 더 늦기 전에 팔려고 나왔다”며 “이 나이에 금니도 필요없어 들고 왔는데 얼마나 쳐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날 유씨가 금을 팔아 받은 돈은 35만원이었다.
옆 가게에 들른 직장인 김모씨가 내놓은 건 휴대전화 금돼지 고리 1개였다. 그는 반 돈가량 되는 금고리를 팔아 15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예전 여자친구가 선물로 준 건데 마침 월세가 올라 생활비에 보태려고 팔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20년째 일한 귀금속 가게 업주 박모씨는 “금붙이를 사는 손님은 드물고, 팔러 오는 경우가 많다”며 “돌 반지나 금팔찌는 물론 금니나 금화, 금박 명함, 금배지, 회사 20주년 근속 기념 금열쇠까지 파는 사정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금으로 만든 금니는 기껏해야 1만~2만원 수준이라 이윤도 별로 없지만, 어르신들이 팔아달라고 사정할 땐 짠하다”고 털어놨다.금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종로3가에선 이런 움직임이 마냥 반갑지 않았다. 호황이 아닌 불황이 불러온, 금을 사려는 게 아닌 팔기 위한 ‘역 골드러시’ 풍경이라서다. 29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살 때 기준 금값은 한 돈당 35만2000원이었다. 10년 전인 2013년 3월 말 기준 한 돈당 금값의 1.5배 수준이다. 2013~2020년 20만 원대에 머물던 금값은 지난해 1월 30만대에 접어들었다.
MZ 세대 사이에선 비대면 잡금 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폐금업체에 금붙이 견적을 접수한 뒤 우편으로 금니 등을 보내 계좌로 돈을 받는 식이다. 시중은행을 통해 금에 간접 투자하는 골드뱅킹도 인기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통장 계좌 잔액은 24일 기준 5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잔액보다 108억원 늘었다. 금 통장은 금을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금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고, 현금화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불확실성’을 먹고 자란다. 금값은 전쟁이나 금융위기가 터질 때마다 어김없이 올랐다.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를 덮쳤고, 지난해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 마찰도 금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신조어인 퍼마크라이시스’가 상징하듯 지정학적, 경제적 위기가 일상화했다”며 “국내외 경제 불황에다 최근 글로벌 은행의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실질금리와 국제 금 가격은 역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1년간 금리가 급등한 만큼 현재 금 시세는 과대평가됐다”며 “달러화 가치가 현재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금값이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기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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