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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표 김종훈 섬진강책사랑방 대표 ‘다시 태어나도 헌책방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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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표 김종훈 섬진강책사랑방 대표 ‘다시 태어나도 헌책방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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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섬진강책사랑방 대표가 13일 전남 구례 섬진강변 책방 서가에서 ‘헌책방 운영 48년’을 맞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작년에 대규모 재해로 인해 문을 닫은 이후에 11월 다시 재개장을 했으며, 손님들과 함께 책에 대한 애정을 나누고 있다는 것.

‘헌책방 운영 48년’ 김종훈 섬진강책사랑방 대표 김종훈 섬진강책사랑방 대표는 “다시 태어나도 헌책방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책들이 나를 따라다닌다”고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 13일 전남 구례 섬진강변 책방 서가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책방 골목 누비다 78년 서점 인수하며 “질긴 인연” 수해로 30여만권 잃는 위기에도 재개장 의지…섬진강 조망 ‘유명’ “못 본 책·초판본 들어오면 기뻐 단골과 꾸준히 이어온 ‘독서회’로 상인 넘어 ‘문화인 서점주’ 돼 섬진강책사랑방 대표 김종훈을 만나기 전 책방 서가를 둘러보다 눈에 들어온 사진집 를 골랐다. 김종훈과 인터뷰하면서 이 책을 샀다고 하니 바로 “미국 타임지가 포토저널리즘 탄생 몇 주년인가를 기념한다고 낸 책일 것”이라며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제는 ‘포토저널리즘 150년’이었다. 서가에 꽂힌 책은 대략 15만권인데, 김종훈은 모든 책의 위치와 책 기본 내용을 기억한다고 했다.

최소한 서문까진 꼭 읽기 때문이다.

“손님이 어떤 책인지 얘기하면 알아들어야 하니까요. ” 이 일에 투철하다. 책을 구하면 햇볕에 말린다. 먼지를 털고 닦고 수선해서 책꽂이에 진열한다.

한 권 한 권 정성스레 매만지며 정리하는 모습을 옆에서 잠깐 지켜보니 수행 같았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 범벅인 일이다. 그는 이 고된 일을 다시 태어나도 하겠다고 단언한다.

“책이 좋으니까요. ” 책 사랑은 오래됐다. 1960년대 후반 전남 동부권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입학하는 순천중·고를 다녔다. 교과서보단 책이 먼저였다. 중학교 3학년 때인가부터 남교 오거리 헌책방들을 다녔다.

전북 남원에서 유학 와 쪼들렸지만, 책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이 문학소년은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등을 읽었다. 잡지 ‘현대문학’과 동서문화사 문학전집, ‘독서신문’도 탐독했다. 김종훈은 “책들이 나를 따라다닌다”고 했다.

제대 3개월 뒤인 1976년 9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친척 형 초청으로 간 부산에서 우연히 보수동 책방 골목을 알게 된 것도 책과의 질긴 연인 듯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물 만난 고기처럼 이 골목을 들락거렸다.

“여러 가게 주인이 자리를 비우면 대신 책도 팔아줄 정도로 자주 갔죠. 어느 날 ‘대구서점’ 주인이 자기는 적성이 안 맞으니 인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 1978년 9월 대출을 받아 인수했다. 김종훈은 ‘대우서점’으로 이름을 변경한 뒤 취급 도서도 인문학과 대학 교재 원서 등 전문서적 위주로 바꿨다.

번 돈을 공간 확장과 책 구입에 썼다. 옆 가게 하나, 위 가게 둘을 인수해 벽을 텄다. 네 명의 건물주한테 세를 냈다. 2000년대 들어 대형 중고서점 등장, 독서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이 관광지로 뜨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임차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떠나야 했다. 2020년 대출받아 전남 구례 섬진강변 모텔을 산 뒤 책부터 옮겼다. 그해 8월8일 수해 때 구례 모텔 건물과 하동 쌍계계곡 창고에 보관하던 30여만권이 흙탕물에 떠내려가거나 젖었다. 희귀도서들도 잃었다.

“로마 문화재를 정리한 보고서 같은 귀한 문헌도 버려야 했어요. ” 지금도 비가 오면 트라우마에 시달리곤 한다. 수해도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안한 사랑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 그해 11월 다시 문을 열었다.

손님들이 편하게 앉아 책을 보도록 서가 곳곳에 테이블도 놓았다. 섬진강 조망은 덤이다. 책을 잠시 내려두고 베란다로 나가 풍경을 누릴 수 있다. 이 풍경 덕에 SNS에 종종 이곳 사진들이 오른다.

김종훈은 섬진강과 서가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가는 이들을 보면 아쉬운 생각도 든다고 한다. 그는 이 책방이 장식과 풍경으로 머물지 않고 헌책방 본연의 공간으로 더 존재하길 바란다. 이 바람은 ‘손님론’과 이어진다.

“손님들은 모두 평등한 존재”라며 이렇게 말했다. “구경만 하고 가든, 사고 가든 똑같은 손님이에요. 지금 같은 세상에 책 읽으려는 마음만 내어줘도 고마운 분들이죠. ” 그는 “책을 가까이하여 그 속에서 진리를 탐구하고 자기 인생을 변화시키며 성숙한 삶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헌책방은 자신에겐 소통과 활력, 희열의 공간이다.

“못 본 책이나 초판본이 들어오면 지금도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 일흔이 넘었는데도 손님들과 대화하고, 손님들한테 봉사해 살 만한 힘을 얻는다”고 했다. 섬진강책방은 7년째인데, 여전히 운영은 어렵다. 수해 때 입은 재정 타격을 이겨내지 못한 채 대출 이자를 갚기 급급하다.

이런 상황에도 ‘돈’보다는 ‘책’과 ‘읽기’에 더 집중한다. 섬진강에 와서도 독서회를 이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서회를 처음 만든 건 2013년이다. 여러 직업의 대우서점 단골들이 회원이었다.

월 1회 선정 도서를 정해 읽고 토론했다. 단골들과 함께 독서회 10주년을 기념해 를 내기도 했다. 그는 책에 “독서회 구성원들이 저를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순한 서적 상인이 아니라 ‘문화인 서점주’로 이끌었다”며 “‘책 장사’로만 서점을 꾸려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경영해 간다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의 회한에 휩싸일지도 몰랐을 일”이라고 썼다. 헌책방 운영 48년, 그에게 책과 독서는 무엇일까.

“책은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 혼자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해요. 책을 읽는다는 건 여러 생각을 읽는 거죠. 다른 생각을 포용하게 하며, 다름을 인정할 수 있게 만들지요.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다른 생각들 덕에 인류가 번영한 거로 봐요.

” 그는 “책들이 살아서 움직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책은 물성을 지닌 정신적인 세계죠. 책을 펼치면 석가도, 예수도, 소크라테스도, 공자도 다 들어 있어요. 내 마음이나 석가 마음이 똑같이 움직인다는 거죠. 책을 읽는 건 영혼이 움직이는 거라고 봐요.

” 요즘도 한 달에 네 권 정도 정독한다. 생의 마무리를 위해 불교와 명상에 관한 책을 주로 읽는다고 한다.

“삶 자체가 어떻게 잘 죽느냐로 가는 과정인데, 그걸 끊임없이 탐구하려고 해요. ”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도 한 권 샀다. 김종훈의 생과 책 사랑에 관한 말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지만 이제 나이 때문에 조급함이 앞선다. 저 책들을 다 읽어 주어야 미안하지 않을 텐데, 책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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