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벽돌 전화기’는 당시 부자이거나 깡패가 쓰는 것이었다.ㅣ박찬일(셰프)
이제 화류계의 멤버가 된 옛 친구 철수와 앉은 두부 두루치기 집은 매캐한 양념 타는 연기로 가득했다. 철수는 이미 교과서에 나오는 초등학생 철수처럼 생기지 않았다. 눈빛은 상했고 어깨에는 긴장이 들어가 있었다. 녀석답지 않게 말이 많았다. 전화를 걸러 자리를 비우려 하자 그가 벽돌 같은 모토로라 이동전화기를 내밀었다. “야, 이거 써.” “요금 비싸다던데.” “괜찮아, 친구 덕에 써보는 거지. 국제전화는 걸지 마라. 큭큭.” 전화기는 지지직 끓었다. 군대 무전기처럼 감도가 나빴다. 상대방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술집에 있던 사람들이 큰 목소리에 놀라 우리를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모토로라 벽돌 전화기’는 당시 부자이거나 깡패가 쓰는 것이었다. 부자가 대폿집에 오지는 않을 것이고, 누구겠나. 나는 우쭐해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길게 통화했다. 깡패보다 깡패 친구가 더 어깨에 힘을 넣는 법이다. 녀석은 ‘더 써.
돈이 돈을 먹는다고, 한번 돈이 말리면 빚 갚느라 또 빚을 낸다. 다른 사람 통해서 또 번호계에 가입해 돈을 당긴다. 그러면 물어야 할 돈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고 했다. 번호계는 빨리 받아 쓰면 갚아야 할 이자에 곗돈까지 해서 점점 더 돈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더 이상 돈 빌릴 데가 없어지고 소문이 나면서 ‘부도’가 난다. 그때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다. “별사람들이 다 있어. 도박 경마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멀쩡한 회사원이나 장사하는 사람들, 그냥 일이 없어서 생활비 꾼 사람들. 그런 데 가서 돈을 받아오는데 기가 막혀.” 대개 빚을 많이 지면 도망을 간다. 야반도주다. 그전에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사채업자들 사이에 소문이 돈다고 했다. 사채업자 A, B를 거쳐 C에게도 돈을 빌린다면 그건 악성 채무라고 했다. 그쯤 되면 A, B의 사채업자는 ‘채무자가 자빠지기 전에’ 빨리 회수를 하려고 한다. 철수가 제일 하기 싫었던 건 ‘애들 학교에 찾아가는 것’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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