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민주주의 축제’의 현장이었다. 국회 앞부터 여의도공원까지 의사당대로를 빼곡히 채운 시민들은 저마다의 구호, 저마다의 팻말, 저마다의 모습으로 ‘탄핵 가결’을 향한 간절한 바람을 표현했다.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진행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시민들은 “주권자가 명령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큰소리로 외쳤다. 사회를 맡은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여러분, 계엄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 통치행위라고 하는 대통령, 국민 상대로 끝까지 싸우겠다는 대통령, 오늘은 정말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묻자 “맞습니다!”하는 화답이 곧장 튀어나왔다.낮부터 모여든 인파로 인해 오후 한때 지하철 9호선은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여의도 일대는 마비 상태였지만, 참가자들은 집회 규모에 용기를 얻었다. 경기 수원에서 온 임아무개씨는 “와서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 마음이 다 똑같다고 느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유권자 뜻에 따라 찬성표를 던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집회 중간중간 “통로를 막지 말고 이동 시엔 천천히 움직여달라”는 등 안전 수칙을 안내하기도 했다.
살벌했던 계엄에 맞서면서도 시민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추위를 막기 위해 롱패딩, 털모자, 마스크, 목도리로 온몸을 칭칭 감은 시민들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투쟁 플레이리스트’에 맞춰 준비해온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었다. 손글씨로 문구를 쓴 에이포 용지를 엘자홀더에 넣어 만든 간단 팻말도 있었고, 겉옷에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나와 스스로 팻말이 된 이도 있었다. 풍자와 해학도 가득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한겨레 보도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을 비꼬아 “윤석열 툭하면 가짜 출근. 이제 진짜 출근은 감옥으로! 단, 퇴근은 없다!”고 쓴 현수막을 여의도공원에 내걸었다. 대학원생 배아무개씨는 “지난 대통령 담화를 보니 그냥 극우 유튜버였다”며 ‘극우유튜버 윤석열티비 구독취소’라고 쓴 팻말을 들어 보였다.탄핵안 가결에 대한 염원에 마음을 보태는 방식도 다양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안가윤씨는 커다란 보온통을 들고 나와 오전부터 국회 앞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눴고, 미주 지역 한인 여성 커뮤니티인 ‘미시유에스에이’는 “국민 영웅들께 보내는 조공”이라며 어묵 트럭을 대절해 보냈다. 국회의사당역 안에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핫팩과 간식이 담긴 박스가 놓였다. 여의도공원 한쪽에서는 탄핵안 가결을 기원하며 5000배 절을 올리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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