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29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에 한국 ‘참관단’이나 ‘심문조’를 보내는 문제는 “원론적으로,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가정보원이 29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에 한국 ‘참관단’이나 ‘심문조’를 보내는 문제는 “원론적으로,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성권·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포함한 선발대가 전선으로 이동 중이란 첩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며 “북한 파병군의 쿠르스크 이동이 임박해지고 있는 점을 시사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전략자산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한 북한군 파병 규모가 3천명 이상이고, 연말까지 모두 1만900명을 파병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북한군이 이미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 정보나 첩보가 입수되고 있는데 확인 단계로, 최종적으로 이동했다고 확정지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선원 의원은 “우크라이나 현지 정보는 심리전, 선전적 측면이 있다”며 “국정원은 그것과 함께 스스로 판단한 정보에 기초해 정보위에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국정원은 러시아군이 “포격” “위치로” “발사” 같은 군사용어 100개를 러시아말로 북한군에 교육하고 있지만, 북한군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결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폭풍군단 파병 군인에 10대 후반이 일부 있고 20대 초반이 많을 것”이라며 “이들은 기본 훈련을 이미 받아서 전투 능력을 결코 낮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한국, 미국 등이 차례로 파병 사실을 확인한 뒤인 지난 25일에야 이를 에둘러 시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지난 23~24일 평양과 모스크바를 왕복한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국제사회의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의견 조율 목적으로 보인다. 이후 양쪽이 파병을 시인한 것도 방문 결과라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5월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다시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했으며, 이번 파병을 통해 러시아한테서 가장 먼저 군사정찰위성 기술을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 역시 “추가 파병, 반대급부 등 후속 협의를 한 걸로 본다”고 밝혔다.
북한은 ‘군대 비밀 누설’을 이유로 장교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차출 부대 병사들의 입단속을 하는 한편, 파병 군인 가족들에게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을 하는 등 북한 내부 보안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병 소식이 퍼지면서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강제 차출이 걱정된다는 군인들의 동요가 감지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한편, 정부가 우크라이나 현지에 참관단이나 북한군 포로 심문조 파견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국정원은 “정부나 국정원은 참관단, 심문조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 없다”고 했다. ‘참관단 파견’은 “어떤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 그 필요성은 군사 정보와 관련된 절호의 기회이자,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고, ‘포로 심문조’는 “원론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홍장원 1차장과 우크라이나의 협의 결과에 따라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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