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논설위원 지난 8일 구속 취소 이후 들려오는 윤석열 대통령의 근황은 낯설다 못해 초현실적이다. 최소 무기징역인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풀려나온 것도 기막힌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쥔 득의양양한 모습에 뒷목 잡은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8일 구속 취소 이후 들려오는 윤석열 대통령의 근황은 낯설다 못해 초현실적이다. 최소 무기징역인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풀려나온 것도 기막힌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쥔 득의양양한 모습에 뒷목 잡은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이들을 또다시 ‘내란성 불면’의 밤으로 몰아넣고도, 그는 측근들과 김치찌개 저녁식사를 하고 강아지들을 안아주는 등 누구보다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여당 인사,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만남을 일부러 공개해 자신이 여전히 국정의 구심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모습은 그들은 그저 ‘바지사장’일 뿐 실질적 주인은 ‘나’라고 강조하는 듯하다. 여당은 눈앞에 뻔히 보이는 조기 대선 준비는커녕 속수무책으로 윤석열이라는 늪에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 석방 다음날 서울 한남동 관저를 찾아 30분가량 함께 차를 마신 사실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을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달 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윤 대통령을 면회했지만, 당시엔 ‘개인적인 인연’ 등을 언급하며 “지도부 차원에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자칫 비상계엄 옹호가 당의 공식 입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9일 만남에선 이런 최소한의 방어선마저 무너졌다. 권영세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차담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인사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투톱’ 면회 당시 이들이 개인 자격이라며 선을 그은 것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파면이 초읽기에 돌입했는데도, 이미 아스팔트 극우와 일체화된 여당은 이를 제어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중도층이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아랑곳 않는다. 12·3 비상계엄의 헌법 위반이 너무도 뚜렷해 윤 대통령의 파면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의원들은 정권재창출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체급을 높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특히 중진 의원들은 대선보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게 될 당권 장악에 관심이 쏠려 있다. 민심보다 ‘당심’에 집중하는 이유다. 국가에 대한 책임감은 없고 오직 ‘윤심’과 지지층을 붙잡으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욕망만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이 헌법재판소 습격을 선동하는데도 당 지도부는 이들을 제어하지 못한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구호마저 자신들의 입지 강화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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