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 주장하며 야당과 대립, 헌법재판소는 이에 반박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지금은 대통령이 궐위가 아닌 직무정지 상황이기 때문에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 이후로 헌재의 심판 결정을 최대한 미뤄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입장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공석 3인은 (대통령 몫이 아닌) 국회 추천 몫'이라며 ' 국민의힘 은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작전을 포기하고,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에 서둘러 응하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을 향해 '재판 지연 내로남불을 멈춰달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도 야당의 반박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예전 황교안 권한대행 때 (공석이었던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3명 공석 상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패로 끝난 한동훈의 '새로운 길' 지난해 12월 19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당에서 비대위원장 요청이 오면 수락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었다. 중국의 문호 루쉰(魯迅)의 작품 에 나오는 문장을 인용하며 정치 초보가 새로운 정치입문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한동훈의 '새로운 길'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아니, 친윤 세력에 의해 쫓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훈은 '(지지자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새로운 길을 내려고 노력한 게 맞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늘 '국민의 눈높이'를 외쳤지만 사실상 '국민의힘 눈높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거나, 혹은 장동혁 전 최고위원조차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정치력 부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비상계엄 조속 해제와 2차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끈 것만큼은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약하게나마 새로운 길 시도는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한동훈이 떠난 국민의힘 안에 이제 '새로운 길'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윤석열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집단퇴장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했고, 2차 표결 때는 당론 부결을 시도하여 국민의 공분을 샀다. 내란 피의자 윤석열 방탄에 나섰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추천 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라거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다'라는 식의 '작전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여당 놀이'가 아닐 수 없다.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두 번씩이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겪었으면, 당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기 위한 미래 청사진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나? 뼈를 깎는 자성의 목소리도 부족할 판에, 어떻게 하면 내란 피의자 윤석열을 구하고 야당의 대표를 날릴 수 있을지에만 골몰하는 모습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아큐의 '정신 승리' 떠올리게 하는 여당 루쉰은 자신이 쓴 소설 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아큐를 조롱했다.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나서도 '망각의 능력'을 사용하여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스스로 위안 삼는 아큐를 2024년 대한민국에서 본다
국민의힘 헌법재판관 임명 탄핵심판 한덕수 윤석열 권성동 야당 박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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