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남채현씨(27·가명)는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받기까지 이렇게 긴 세월이 걸릴 줄 몰랐다. 생존자 19명은 지난 2월 국가를 상대로 후유장해를 인정하라며 ...
‘2차 가해’ 지적, 법원은 모르쇠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남채현씨는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받기까지 이렇게 긴 세월이 걸릴 줄 몰랐다. 생존자 19명은 지난 2월 국가를 상대로 후유장해를 인정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결과를 받았다. 2015년 9월 소송을 시작한 지 8년5개월 만이었다. 남씨 등 6명에 대해선 추가 배상금이 인정됐다. 나머지 13명은 인정받지 못했다.
신체감정은 바늘구멍이었다. 한 생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군에서 의가사제대를 했지만 신체감정 결과 ‘이상 없음’ 판단을 받았다. 트라우마를 인정받기 위해 참사 당시 고통을 헤집어야 했다. 남씨는 “참사의 기억을 계속 꺼내야 해서 공황장애가 왔고 퇴원하고서도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트라우마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그래서 부모들은 곁을 떠난 자식들이 홀로 감당해야 할 고통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장씨는 “다 큰 딸이 ‘배에 있던 친구가 꿈에 나왔다’면서 엄마·아빠 사이에서 잠들기도 했다”며 “무얼 하더라도 주변의 눈치를 보고 우울감을 느끼는 게 옆에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가끔 화물트럭을 타고 제주행 선박에 오른다. 주로 야간운전을 하는 화물트럭 기사들은 배에서 눈을 붙이지만 최씨는 더 이상 배에서 잠들지 못한다. “배에서 작은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는 일이 부지기수예요. 저녁만 되면 통증 때문에 머리를 감싸 쥐어도 견디기 힘들고 수면제를 먹어도 한두 시간이면 깨 일상생활이 어려워요.” 매년 4월이면 심해지는 통증 탓에 최씨는 최근 일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는 10년이 지난 뒤에도 이 고통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국가배상을 인정받고도 웃지 못했다.‘아직도 세월호냐’는 시선은 이들의 상처를 헤집는다. 생존 트럭기사 윤길옥씨는 잠을 못 자 피폐해진 삶보다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모진 말들에 상처가 덧난다고 했다. 윤씨는 “‘세월호에 탄 덕에 수억원을 받았다’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때 내가 구하지 못한 여학생이 떠오르며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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