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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치 지형에 변화의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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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치 지형에 변화의 싹
광주지방선거더불어민주당

광주에서 열린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91석 중 83석을 차지했지만, 진보당은 5석을 확보하며 새로운 목소리를 내었다. 최경미 당선자는 노동운동가와 돌봄노동자로 현장을 지켜왔으며,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 구의원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최경미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지역 버스노동자들을 만나는 모습. ⓒ 최경미 당선자 제공 광주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도시’였다. 민주화의 상징이자 개혁 정치의 본산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방자치에서는 사실상 하나의 정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구조가 굳어져 왔다.

이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91석 가운데 91.2%인 83석을 차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변함없는 민주당 독주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작지만 소중한 변화의 씨앗이 뿌려졌다. 민주당을 제외한 정당들이 총 8석을 확보하며 의회 안에 새로운 목소리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당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광주 북구2선거구 윤민호, 광산구3선거구 최경미 당선자를 배출한 데 이어, 전남의 장흥1 박형대, 강진1 강광석 당선자와 함께 지역구 4석과 비례대표 1석을 확보하며 총 5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기초의회 성적도 의미가 적지 않다. 진보당은 광주 동구 1명, 서구 3명, 북구 2명, 광산구 4명 등 모두 10명의 기초의원을 당선시키며 지난 선거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기초비례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각 자치구에서 13~14%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하며 광주 시민들이 진보당을 실질적인 대안 세력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증명했다. 사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선거 전부터 예견됐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진보당 후보들은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정치 양날개 시대”를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최경미 당선자는 “광주는 지난 30년 동안 대형마트 하나만 있는 동네와 같았다”는 날카로운 비유를 던졌다.

선택지가 부족한 정치는 시민은 물론 기존 정치세력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작은 동네 가게가 생겨야 대형마트도 긴장하고 달라지듯, 경쟁하는 정치가 있어야 시민을 위한 변화도 가능하다는 뚝심 있는 호소에 광주 시민들이 응답한 셈이다. 진보당 광주 광역의원 중대선거구 출마자 4명은 지난 4월 2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제일 오른쪽이 최경미 당선자, ⓒ진보당 광주시당 이처럼 광주 정치 지형에 귀중한 변화의 싹을 틔운 중심에 최경미 당선자가 있다.

그는 노동운동가와 돌봄노동자로 늘 현장을 지켜왔고,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 구의원으로 당선돼 탄탄한 의정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풍파 속에서도 진보정당의 이름을 놓지 않았던 그의 묵묵한 노력은 마침내 구의원 낙선 이후 12년 만에 ‘통합특별시의회 진출’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민주당 일색의 정치 지형 속에서 시민들이 바라는 변화는 무엇인지, 그리고 진보정치는 그 기대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 최 당선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최 당선자는 이번 승리를 개인의 정치적 성과보다 광주 정치의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그동안 진보정당 소속 광역의원이 없었기 때문에 당원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며 “무엇보다 주민들께서 민주당 독점을 견제하고 감시하라는 요구를 가장 많이 해주셨다. 기쁜 마음보다 책임감이 훨씬 무겁다”고 털어놨다. 이번 당선이 단순히 진보당 의원 한 명이 늘어난 것을 넘어 시민들이 의회 안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공적인 역할을 부여한 결과라는 의미다. 이러한 시민들의 신뢰는 그의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했던 삶에서 비롯됐다.

최 당선자는 2006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광산구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낙선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광역의원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지속적으로 출마하며 지역을 지켰다. 정당의 이름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정치로 연결하겠다는 초심만큼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20년 진보 외길이 마침내 빛을 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후보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현장성이었다. 최 당선자는 지난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최근까지 돌봄노동자로 일했다. 그는 “야간근무를 처음 해봤는데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 생생한 현장 경험은 선거운동 방식까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는 밤이 되면 편의점에서 일하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만났고, 새벽에는 불을 밝히는 택시기사와 버스기사들을 찾아다녔다. 대부분의 유권자가 잠든 시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하루를 온몸으로 함께한 것이다. 최 당선자는 “밤새워 일하는 분들을 만나며 그분들의 애로사항과 민원을 정말 가슴 깊이 들었고, 의정활동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찾았다”며 특히 돌봄 노동의 현실을 바꾸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돌봄 노동자들은 가족도 돌보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밤낮없이 돌보고 있지만 사회적 지위와 처우는 너무나 열악하다”며 “돌봄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고, 최저임금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생활이 가능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민생 현장에서 마주한 경기 침체의 그늘도 깊었다. 최 당선자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일부러 상가 방문을 자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공실이 너무 많고 가게 안에도 손님이 없어, 명함을 내밀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모두가 “지금이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며 “시민들의 삶이 이렇게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의회에서 진보당의 의석은 5석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거대 양당의 구조는 여전하다. 최 당선자가 의회 내부의 정치 역학 관계보다 '의회 밖 시민들과의 연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의회 안에서는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겠지만, 의회 밖에서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그는 과거 구의원 시절, 주민들과 끈질기게 소통하며 화물공영차고지를 조성하고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제정했던 성공 경험이 있다. 최 당선자는 “이번에도 시민들과 함께 시정을 만들어 가겠다.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구조일수록 시민들의 지혜와 목소리를 모으는 정공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의회인 만큼, 진보당 의원들끼리도 상임위별로 역할을 철저히 나누어 전문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이번에 진보당 찍기를 정말 잘했다’고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 의정활동의 유일한 목표에요. 의회 안에서는 매서운 송곳이 되고, 현장에서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 시민들과 함께 진짜 변화를 만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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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최경미 노동운동가 돌봄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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