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게 밝았던 고3 서원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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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비추고

서원이는 내가 근무지를 옮겨오면서 작년부터 만나게 된 학생이다. 내가 다른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다가와 '야! 너 왜 재식샘이랑 이야기해?', '아~! 왜 재식샘은 저한테는 뭐 안 물으면서 얘랑만 대화하세요~!'라며 번갈아 소리를 치고 휙 가버리는 아이였다. 그렇게 서원이는 국어 선생님인 내게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고, 언제나 복도와 학교 로비에서 친구들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장난을 치느라 바쁜 아이였다.

서원이를 복도에서 만났을 때 엉뚱한 말을 하거나 과장되게 표현할 때마다 나는 한쪽 손을 번쩍 들며 '경고!'를 외쳤다. 있는 그대로 말하면 너랑 얼마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과장하거나 왜곡된 말하기를 하면 교무실로 들어가 버린다는 의미였다. 서원이는 내가 경고를 날릴 때도"아~! 서정이랑은 장난도 치시잖아요~!"라며 교무실 앞을 쩌렁쩌렁 울리게 소리치며 휙 돌아서서 수업을 들으러 갔다.그렇게 올해 서원이는 고3 학생으로, 나는 고3 담당 교사로 다시 일 년을 함께 보내게 됐다. 개학 첫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오후, 서원이가 교무실 앞에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아까 담임샘이랑 상담하러 간다더니 거기서 암울한 이야기를 들었구나~!""대학 안 가도 인생은 절대로 안 망하지. 절대로.

예상 밖의 순간에 서원이가 차분하게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 더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안도하기도 했고, 청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해 삶이나 세상을 직면하게 하는 방식이 꼭 이런 공포심이어야 하나 화가 나기도 했고, 막막해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나도 어떤 미래는 떠올리면 막막해서 외면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서원이에게 막막함을 막막한 채로 말해줘서 반갑고 고맙다고 했고,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을 땐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의외로 다시 해볼 힘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에게는 그날의 대화가 생생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샘이 왜 서원이를 보면서 자꾸만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느꼈을까 고민해 봤는데, 혹시 샘의 모습을 서원이한테서 본 건 아닐까 싶었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자기 자신을 본다는 말이 있거든. 너는 어떻게 생각해? 서원이의 진짜 마음이나 생각을 표현하기 힘들게 만드는 게 어떤 것이 있다고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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