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도 아닌데 유치장에... 평등의 꿈은 그렇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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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편에 섰다가 주검이 된 아나키스트, 충주 항일운동가 서정기가 겪은 6.25

'맴맴맴' 운동장을 둘러싼 나무에 매달린 매미의 울음소리는 해가 중천에 가까워지면서 더욱 커졌다. 충북 충주군 대소원국민학교 교정은 면내 각 마을에서 모여든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갓을 쓴 노인부터 마을의 청·장년들, 코흘리개까지, 걸을 수 있는 이들은 모두 모여든 듯했다.

첫 번째 순서는 면장의 개회사였다. "지금부터 조선 독립 1주년 기념행사를 거행하겠습니다." 좌중의 "와" 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소리가 요란했다. 면장의 개회사는 금방 끝나지 않았다. 내빈소개에 이어, 오늘의 행사에 있기까지 도와준 단체와 인사를 소개하는 데 10분을 썼다. 사회자가 다음 연설자를 소개하자 청중들은 한결같이 환호를 질렀다. 이류면의 대표적인 항일운동가인 서정기가 마이크를 잡았기 때문이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몸을 꼿꼿이 세우고 독립투사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뒷줄에 있던 아이들과 키 작은 이들은 까치발을 했다.소위 지역 유지들은 일 년 중에 가장 덥다는 때에 청중들을 꼿꼿이 세워 놓고 20분이고, 30분이고 연설을 했는데, 서정기는 전혀 달랐다. '모든 권력을 부정하고 권위주의를 타파하자'는 그의 아나키스트 사상이 묻어난 순간이었다. 그때 소년이었던 류인호는 78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서정기를 잊지 못한다."서장님, 도대체 자수한 보도연맹원들을 왜 구타합니까?"서정기가 충주경찰서를 찾은 것은 지난해 말 결성된 국민보도연맹이란 단체 때문이었다. 국민보도연맹은 과거에 남로당이나 좌익단체에 활동했던 자들을 전향시켜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반공단체였다.

헌병 장교의 권총이 서정기의 머리로 향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서정기의 무릎이 꺾였다. 그날 싸리재의 매미 울음소리는 4년 전 이류국민학교에서의 소리와 같았다. 하지만 아나키스트 서정기가 평생 꿈꿨던 '권력자 없이 민중이 평등한 세상'은 그날 싸리재에 묻혔다.충주 아나키스트 운동의 선구자는 3단 기사로 충주문예운동사 사건을 다뤘다. 10개월 전인 1929년 5월 9일 관련자를 검거한 이래 수사와 재판 끝에 검찰이 치안유지법을 적용해 관련자 다섯 명에게 6년을 구형했다는 기사였다. 문예운동사는 표면적으로는 문예잡지 의 간행을 내세웠지만, 문예운동사 내에 별도의 동인회를 조직하여 문예운동사를 지도하고 잡지 을 통해 아나키즘을 선전하고자 했다. 문예운동사는 2월 23일 구신년간친회라는 윷놀이 대회를 개최해 아나키즘을 선전하는 활동을 암암리에 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도 전에 경찰의 탄압으로 와해되고 말았다.1923년 결성된 흑노회가 경찰의 습격으로 와해된 후 일본에서 귀국한 서상경, 홍진유, 방한상, 신영우 등의 활동으로 조직이 재건됐다. 불령사 사건 이후 귀국한 서상경은 1924년 12월부터 충주지역과 서울에서 수차례 회합을 하고 지역유지와 지식인들에게 아나키즘을 선전하고 동지를 규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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