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00원 오른 경윳값에 “월 주유비 80만원 늘어”…불경기 여파 운임 하락에 ‘이중고’
발행 2024-05-02 16:40:24지난달 30일 오후 1시, 점심시간이 지나자 인천의 오일캠프 주유소에 화물차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창영 씨는 27톤 덤프트럭을 주유기 옆에 세웠다. 주유기 화면에서 ‘가득’을 누른 그는 호스를 주유구에 꽂았다. 이내 주유기에서 ‘천원 단위 또는 리터 단위를 눌러서 주유를 마감해 주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기 무섭게, 연신 ‘리터 단위’ 버튼을 눌렀다. 호스가 수 초간 경유를 쏟아내고서야 비로소 기름통이 가득 찼다.
정 씨처럼 대형 트럭을 모는 기사는 유가 상승 충격을 크게 받는다. 25톤급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김태선 씨는 지난달 기름값으로만 600만원 이상을 썼다. 지난여름엔 500만원대 초반이었다. 유류비는 수입의 약 45%를 차지한다. 파란색 손걸레로 헤드라이트를 닦고 있던 강 씨도 “리터 단위로 보면 백몇십원이 작아 보이지만, 한 달로 따지면 70만~80만원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운임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기름값은 올라가니까 몸으로 확 오지”라고 말했다. 운송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어플로 콜을 잡는 최 씨는 일감 감소 영향을 직격으로 받고 있다. 그는 “경매 시장이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며 “물량이 줄면 알선소가 운임을 낮게 등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임은 떨어지고 유가는 오르니까 이중으로 힘들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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