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폐렴구균 질환 예방법을 알아보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 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Q. 어린이집을 다니는 손녀를 돌보는 50대 여성입니다. 아무래도 딸은 직장에 다니다 보니 손녀 양육은 주로 제가 담당합니다. 요즘 같이 추울 땐 어린이집에서 손녀가 감기에 걸려오면 며칠 후 저도 같이 기침을 콜록거리게 됩니다.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다 보니 감기가 폐렴으로 나빠질까 걱정됩니다. 주변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어 더 신경 쓰입니다.
손씻기를 잘하는 것 말고 추가로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의 조언
호흡기 바이러스는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늦가을에서 봄까지는 발생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물론 일 년 내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이의 경우 미생물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 감염 빈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소아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을 앓을 수 있습니다. 폐렴은 어린이도 잘 걸리지만 어른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는 더 잘 걸리고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가벼운 폐렴은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고 항생제 치료 없이 회복하기도 하지만, 드물게 폐렴이 심한 경우 호흡부전 및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실제 2023년 기준 국내 사망 원인에 폐렴이 암, 심장 질환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폐렴구균은 국내 성인에서 발생한 세균성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주요 원인균 중 약 27~69%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폐렴구균은 폐렴뿐 아니라 혈액이나 뇌수막을 침투해 수막염과 같은 침습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폐렴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생존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국가감염병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된 폐렴구균 감염증의 발생 건수 가운데 약 76%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백신 접종 연령을 낮추면 감염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연령대에서 폐렴구균 질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 밝히며, 폐렴구균 백신 접종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50세로 낮추는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래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한국에서 폐렴구균 백신 등 성인 백신은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입니다.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다고 안심하긴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성인에서 허가된 백신에는 크게 23가 다당질백신(PPSV)과 13가, 15가, 20가 등 3종류의 단백접합백신이 있습니다.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합니다. 접종 순서와 상관 없이 두 종류의 백신을 모두 접종하면 병합 효과로 80% 이상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당질 백신만 접종했을 때의 폐렴구균 예방 효과는 18.5%, 13가 단백접합 백신만 접종했을 때의 예방 효과(66.4%)와 확실한 차이를 보입니다. 최근엔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넓은 20개의 혈청형(1, 3, 4, 5, 6A, 6B, 7F, 8, 9V, 10A, 11A, 12F, 14, 15B, 18C, 19A, 19F, 22F, 23F, 33F)을 포함한 20가 단백접합 백신(프리베나20)이 국내 도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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