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의 언덕배기에서 열리는 밤샘 촬영 현장과 함께, 촬영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계선'이라 불리는 영도 출신의 남자다. 그의 낡은 집, 깐깐했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한 기억 속의 애틋했던 눈빛을 통해 계선의 슬픔과 동생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시월의 어느 새벽엔 부산 영도의 언덕배기에 있었다. 아래에선 선배가 연출하는 단편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인 스태프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촬영이 진행될 동안 틈틈이 언덕을 내려오는 차량을 통제하는 게 내 일이었는데, 밤샘 촬영은 고달파도 여기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퍽 좋았다. 내가 자란 부산의 동쪽 바다와는 또 다른 바다가 거기에 있었다.
선의 옛집 벽에 붙어 있던 그 사진을 나도 기억한다. 선의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나는 왠지 그를 아주 무서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선은 그가 살아있었다면 나를 아주 좋아했을 거라고 했다. 그가 그의 첫딸을 몹시 사랑했듯이.선은 가끔 그와의 마지막 날에 대해 말하곤 했다. 고등학생 선이 학교를 마치고 온 어느 날, 오래 앓던 아버지가 자꾸 선을 불렀다고 했다. 선아, 선아, 하고. “내 지금 공부해야 하는데, 아부지, 왜 자꾸 불러요?” 그렇게 말하며 돌아본 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애틋해서, 어린 선은 그만 무서워졌다고 했다.
선은 어린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영도 사람이자, 영도를 떠나고도 잘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면 엄마도 밤에 이사했나?” 그렇게 물으면 선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나의 선은 세상에 무서운 것 하나 없는 아주 강한 사람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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