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교육’을 이유로 겨울에 교복 위 외투를 입지 못하게 하고, 여름에 재킷을 벗는 것을 제재하는 제주의 한 국제학교 규정이 ‘과도한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학생의 복장 제한을 금한’ 제주학생인권조례가 외려 국제학교인 탓에
‘영국식 교육’을 이유로 겨울에 교복 위 외투를 입지 못하게 하고, 여름에 재킷을 벗는 것을 제재하는 제주의 한 국제학교 규정이 ‘과도한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학생의 복장 제한을 금한’ 제주학생인권조례가 외려 국제학교인 탓에 적용되지 않아 인권위 진정에까지 이르게 된 사례다.
인권위는 지난 6월 제주 ㄱ국제학교 교장에게 학생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및 자기결정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복장 관련 규정을 교원·학생·학부모가 협의해 합리적으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인권위 설명을 들어보면, ㄱ국제학교 학생인 ㄴ씨는 지난해 2월 날씨가 추워 교복 재킷 위에 외투를 입었지만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외투를 압수당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더운 날씨에 ㄴ씨가 식당과 교실에서 교복 재킷을 벗자 규정상 재킷 착용이 필수라며 교사가 재킷을 강제로 입게 하는 일이 있었다. ㄴ씨는 ‘교육 목적상의 이유가 아니면 복장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 제11조에 따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당 조례가 국제학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게 됐다.ㄱ국제학교 쪽은 인권위에 복장 관련 정책을 학생과 학부모에 미리 알렸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으며, 영국식 교육과정을 따르는 사립학교인 ㄱ국제학교 입학을 결정한다면 학생은 규칙과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학생 전체가 기온과 같은 환경에 대한 불편을 감내하고 획일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사회성을 기르거나 교육 질서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ㄱ국제학교 교장에 복장과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국제학교의 특수성 여부와는 별개로 ㄱ국제학교가 학생이 누리는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 헌법과 국제인권기준상의 기본권을 보호 및 보장해야 하며, 부득이하게 이를 제한할 경우 형식적·실질적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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