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다섯살 쌍둥이 손자와 다시 찾은 산책길
올여름이 더워도 너무 무더워서 가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여름은 물러날 마음이 없는 듯 여름을 방불케 하였다. 그러다가 비가 내릴 때마다 기온이 조금씩 내려갔다. 추석이 지나면서 가을이 우리 가까이에 다가왔다. 올가을에는 비도 유난히 자주 내렸다. 가기 싫은 여름을 몰아내려는 것 같았다. 이제 가을이 깊어졌다. 이러다가 가을을 맛보기도 전에 겨울이 자리 잡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계절 가을을 오래 붙들고 싶다.
집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탔다. 쌍둥이 손자는 지하철을 거의 타지 않아서 지하철을 타는 것만으로도 신났다. 인천공항 철도라서 여행객이 많았다. 손자는 신발을 벗고 아예 창밖을 보려고 돌아앉았다. 창밖을 보며 좋아서 환호성이다. 영종대교를 건널 때는 서해 바다가 보여서 더 신나 했다. 마침 밀물이라 바닷물도 많이 들어와 있었다. 검암역에서는 세 정거장밖에 되지 않는 짧은 구간이었지만, 좋아하는 손자를 보며 우리도 저절로 행복했다.운서역에서 내려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운서역이 보이게 기념사진도 찍었다. 운서역 옆에 있는 건물만 지나서 횡단 보도를 건너면 바로 건강백년길이다. 역에서 많이 걷지 않는 것도 건강백년길의 장점이다. 지나는 길에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나오는 구수한 빵냄새도 좋았다. 나는 빵순이라서 집에 갈 때 잠시 들러서 빵과 차 한 잔 하고 가야겠다.
산책길 옆에 있는 나무는 벚나무로 봄에는 벚꽃을 구경하러 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한다. 오늘 찾은 건강백년길에는 벌써 벚나무 낙엽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어서 추워 보였다. 조금 더 지나서 오면 화려한 단풍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10월 말에 단풍 구경하러 다녀와야겠다.건강백년길 입구에서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걷기 시작했다. 쌍둥이 손자도 신났다. 둘째 손자가 민들레를 좋아한다. 여름이 지나면서 집 주변에서 민들레꽃을 보기가 어려웠는데, 길옆으로 민들레가 지천이다. 민들레밭 같았다. '민들레 닷!' 소리치며 민들레에 코를 박는다. 민들레 홀씨를 꺾어서 불기도 하며 천천히 걸었다. 나비도 따라가고, 새소리에 맞추어 춤도 춘다. 아파트에 살다 보니 늘 뛰지 말란 소리를 달고 산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며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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