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없다, 개가 없다, 풋코가, 없다 [반려인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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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없다, 개가 없다, 풋코가, 없다 [반려인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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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떠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개 휠체어가 그렇게 보기 싫었다. 📝 정우열 만화가

개를 떠나보낸 지 한 달이 지났다. 며칠 전 일 같은데 벌써 한 달이나 지났나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런 일이 정말 있었는지 아득히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시간 감각 같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언제나 과거를 회상할 때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니, 하고 놀라거나 아직도 시간이 이만큼밖에 안 지났다니, 하면서 놀라게 되는 것 같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개를 ‘떠나보낸다’라는 표현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서 떠나 어디론가 가는 거라고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하늘나라든 무지개다리 너머든 강아지별이든 말이다. 개의 육신은 원자로 흩어져 자연으로 돌아가고 그 밖의 것들은 내 안에 스며들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주장해본다. 하지만 이 주장을 함축하면서 ‘떠나다’를 대체할 만한 단어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다 쓰지 못한 일회용 기저귀와 주사기 따위를 당근마켓 나눔으로 처분했다. 그러는 동안 틈틈이 울고 또 울었다. 간병 흔적들을 다 치우고 나면 즐거웠던 시절 기억이 좀 더 많이 떠오를까? 부디 그러기를 바랐다. 마음을 괴롭히는 물건들을 며칠간 치우고 나자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뭘 해야 할지 몰라 실없이 집 안을 서성거렸다. 개를 돌보는 동안 기약 없이 밀리고 쌓인 일들은 많았지만 당장은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동네 수영장에 가서 더 오래 수영하고 이따금 달리던 거리를 더 많이 달렸다. 집에서 이제나저제나 나를 기다리는 개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아직 그 사실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 몸이 자꾸만 조급해졌다. 카페에서 천천히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잔이 비어 있었다. 도서관에 종일 앉아 있어도 좋았겠지만 의식은 글자 위를 겉돌았다. 개가 없다, 개가 없다, 개가 없다. 무언가에 쫓기는 마음을 가라앉혀보려고 숨을 느리게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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