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동메달리스트 임종훈이 삼성 휴대폰을 꺼냈다. 셀카를 찍기 위해 손을 뻗자 모두 휴대폰을 바라봤다. 20대 청춘 남녀들이 선 시상대 위에 정치 이데올로기는 없었다. 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30일(현지시각)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동
30일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공식 세리머니인 ‘삼성 빅토리 셀피’ 행사 때 남북 선수들이 함께 찍은 셀피. 국제올림픽위원회 SNS 갈무리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30일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은메달을 딴 뒤 사진으로나마 모처럼 동포애를 나눴다. 맏형 격인 임종훈은 “은메달리스트 소개할 때, 악수할 때 축하한다고 얘기했다. 그것 말고는 따로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진 한장이 더 많은 말을 할 때가 있다.
탁구는 전통적으로 남북 교류가 가장 활발한 종목이다. 1991년 남북 단일팀이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와 리분희 등을 앞세워 단체전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8강에서 맞대결을 피하는 대신, 현장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4강전에서 일본과 싸웠다. 탁구 원로인 강문수 전 탁구대표팀 감독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에 나가면 남북이 함께 어울렸다. 호텔에서 반찬도 나눠 먹고, 서로 친하게 지냈다”고 회고한다.하지만 스포츠는 남북의 정치 상황에 따라 종속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국 선수단도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북한 선수단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이번 올림픽 대회 기간 북한의 각 선수단은 남한의 취재진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날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사회자가 ‘노스코리아’라고 북한을 소개하자, 북쪽 관계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바로잡기를 원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남북한을 사우스·노스 코리아로 구분한다. 명칭에 얽매이지 않고 대상을 파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공식 명칭을 요구하는 북한의 태도에는 정치적으로 남과 북은 ‘별개’라는 북쪽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이런 분위기 아래 남북 선수들은 접촉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북한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남쪽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리정식-김금용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둘은 “조국에서 훈련했다” “중국 국내 대회에 5월 한번 갔다”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같은 역사, 언어, 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이 남남일 수는 없다. 탁구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이 우리를 보면 인사한다. 원래 탁구는 그런 종목이다. 하지만 지도원이나 통역관 등 누가 옆에 있으면 굳어진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중국의 오성홍기가 올라갔고, 양옆으로 남북한의 국기가 게양됐다. 하지만 단상 위의 젊은 선수들에게 국적으로 구별 짓기를 하는 일은 가혹하고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셀카 사진 속의 신세대 젊은이들의 밝은 미소는 이데올로기를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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