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36] “아드님이 전사했습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귀가 멍해지고, 시간도 더디 가는 듯 했습니다. 집에 불현듯 찾아온 군인의 말을 들은 뒤였습니다. 기운이 빠지면서 스르륵 다리가 풀렸습니다. 반문할 경향도 없이 그저 낯선 군인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지요. “죄송합니다.” 군인이 조용히 읊조리고 나서야,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귀가 멍해지고, 시간도 더디 가는 듯 했습니다. 집에 불현듯 찾아온 군인의 말을 들은 뒤였습니다. 기운이 빠지면서 스르륵 다리가 풀렸습니다. 반문할 경향도 없이 그저 낯선 군인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지요.
응어리진 고통을 예술로 소화합니다. 몇 날 며칠을 너머 십 수년을 작품 하나에 매달리지요. 아들을 추모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아이를 잃은 모든 어머니를 위한 위로라고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둘의 보금자리는 베를린의 노동자 거주지역인 프렌츠라우어 베르크였지요. 매춘에 빠진 가난한 여성들, 직장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실직자들 속에서 그녀는 예술혼을 가꾸어 갔습니다. 이곳에서 사랑스러운 아들 한스와 피터도 낳았습니다. 썩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지요. 노년의 케테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자녀들과, 내 일,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반려자 칼이었다”고요.
그림의 파장은 상당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가난과 그로 인한 저항이 그대로 숨 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상 수상이 예상됐지만, 황제 빌헬름 2세가 주제를 문제 삼아 거부하자 더욱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다시 털고 일어났습니다. 피터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17년의 걸친 대작업 끝에 ‘슬픔에 잠긴 부모들’이 완성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이지요. 참척을 본 이 세상 모든 부모를 위로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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