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후 본 영화 , 군 생활 내내 나를 따라 다녔다
나름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 부끄러운 사실이 있다. 고전 영화에 문외한이라는 것.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과 친하지 않다는 것. 나 도 영화관에서 안 봤으니까. 그 유명한 조차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필름 콘서트로 겨우 봤을 정도다. 그조차도 폭우 때문에 절반만 봤고.
교관과 조교들은 아무것도 할 게 없는 훈련병들을 위해 체육대회 등 많은 준비를 했다. 영화 감상도 그 일환 중 하나였고, 는 그중 첫 타자였다. 내심 한 번은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기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다. 특히 입대 직전 여름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가 개봉했고, 두 작품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욱 그랬다. 매 순간 무서웠다. 사건사고가 많기로 악명 높았던 22사단이라 더더욱. 지금이야 웃으며 회상하는 추억 조각 중 하나지만, 그때는 오마하 해변에서 죽어간 수많은 이들처럼 될까봐 두려웠다. 불과 5~600m 앞에 위치한 북한 GP를 정면으로 마주 보는 빨간 공중전화부스 안에서 부모님 전화번호를 누를 때 나는 항상 겁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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