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채굴에 쓰이는 거대한 양의 물... 고통받는 남미 사람들
클레멘테씨는 아르헨티나 북부에 위치한 살타주에 산다. 마을의 이장 역할을 맡고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 마을 사람들이 식수를 공급받는 우물을 확인하러 간다. 우물은 거의 말라있다. 덮개를 완전히 열고 우물 안으로 들어가 보지만 남아 있는 물은 손목을 겨우 적실 정도다. 지하수뿐만 아니라 마을 주변을 감고 흐르던 강물도 말라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쓰던 수도꼭지를 끝까지 열어보지만 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라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엘모레노 마을은 하얀 흙먼지로 가득하다. 이곳은 최근 몇 년 동안 주민들이 먹을 물조차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 원래 건조한 기후로 물이 풍부한 지역은 아니었지만 지하수를 퍼올려 가축을 기르고 필요한 농사를 짓기에는 충분한 땅이었던 이곳이 이렇게까지 말라 갈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리튬은 이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전기차, 휴대폰, 드론 등 일상의 필수품인 전자기기에 널리 쓰이는 리튬. '화이트 석유' 혹은 '하얀 황금'이라고 불리는 이 리튬 때문에 이렇게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니.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북반구에서 쓰일 전기 자동차에 들어갈 리튬을 생산하기 위해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 남미에 있다. 리튬은 광물 속에, 염수 속에 비교적 많이 존재하는 금속 중 하나이다. 풍부한 양이 존재하지만 순수한 리튬을 생산하는 과정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염수를 증발시키고 농축해서 리튬을 분리하는 방식이 가장 접근성이 좋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선호되고 있다.
자원 패권국인 중국은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권을 얻어냈고, 아르헨티나와 칠레에는 이미 미국, 호주, 일본 기업들이 진출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포스코 홀딩스도 아르헨티나 살타 지역에서 리튬 생산에 뛰어들었다. 스페인 언론 보도에 따르면"우크라이나 동부,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지역에도 50만 톤 가까이 리튬이 매장"되어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지하에서 염수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지반에 구멍을 뚫게 되는데 염수가 추출된 곳으로 땅 속에 흐르는 담수가 이동하게 되고 결국 담수와 염수가 섞이면서 지하수의 균형이 깨진다는 점이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리튬 생산지는 사막 기후로 비가 많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원래 물이 귀한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땅속에 고여있는 지하수까지 모두 끌어내 사용하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깨지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부족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소금 사막과 염호는 관광지로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포르니요 박사에 따르면 이곳은"수억 년의 소금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으로 원시 미생물의 흔적이라고 알려진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다양한 무기질이 고농축 된 염호수는 지구의 물 순환과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류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발생을 줄여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갖게 되었다. 현재 화석 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인류의 공동 과제를 수행 중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질량과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다는 장점 때문에 녹색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필수요소가 되었고, 특히 전기차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당연히 주원료인 리튬 생산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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