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 글, 유희 그림
매년 2월과 8월은 각종 독서 모임의 회원모집 성수기다. 지역 도서관별로 독서 모임이 개설되고 문화센터나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모임도 공고가 뜬다. 이전에 참여했던 모임에서도 함께하자는 연락이 온다. 관심만 있으면 선택의 폭은 넓다. 어디가 좋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시간이다.
신중하게 선택했어도 결과적으론 복불복이란 것이 함정이긴 하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근면하고 성실한 회원이 된다. 책도 꼼꼼히 읽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고 독서를 향한 열정이 사그라들 때 스스로를 일깨우는 효율성 높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1편에서 보여준 회원모집의 원칙, '인문주의는 제국주의와 다르며 적이란 것을 알지 못하고 하인을 원하지 않는다. 이 정선된 영역에 속하고 싶지 않은 자는 그냥 바깥에 있어도 좋다. 아무도 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말은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깊이 새겨야 할 듯하다.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며 거절을 대신했는데, 그 '프루스트'가 이 독서 중독자들의 금기어란다. 프루스트는 독서 중독자들의 그럭저럭 심도 있는 대화의 수준으로도 언급 불가능한 책이라고 한다니. 그나저나 은 꼭 읽어봐야겠다. 책은 인간과는 달리, 마음을 짓누르거나 수다를 떨거나 떼어 버리기 어렵지가 않다. 책은 불러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 책이나 저 책을 집어 들 수 있다. 책은 넘쳐나지만, 모두가 읽지는 않는다. 책에서와 같이 '독서에 대한 지나친 애정과 집착, 허세'로 모인 독서클럽은 사실 어디에나 있는 것 같다. 무심한 척 앉아 있다가 결정적 순간에 무수한 책을 가져와서 자신의 지적 성취를 펼쳤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예전 모임의 회원은 지금도 여전하려나.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힙하게' 수도권 8.4%! 자체 최고 경신 속 동시간대 1위'힙하게' 한지민, 이민기의 투박하지만 진심이 가득한 위로가 설렘을 선사했다.지난 16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연출 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Y터뷰] 김성균, ‘무빙’ 후속작 귀띔 “강풀 작가가 몸 만들어두라고…”'평소 몸 관리 잘 할 걸…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런 작품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Y터뷰] 김성균, ‘무빙’ 후속작 귀띔 “강풀 작가가 몸 만들어두라고…”'평소 몸 관리 잘 할 걸…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런 작품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식 18일째' 이재명, 병원행 '거부'...이번 주 국회 곳곳 뇌관[앵커]오늘(17일)로 18일째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철도노조 파업 나흘째 참가율 28.8%...열차 운행 71.8%전국철도노조 파업 나흘째 참가율이 28.8%로 집계됐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식 18일째' 이재명, 병원행 '거부'...이번 주 국회 곳곳 뇌관[앵커]오늘(17일)로 18일째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