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춘언니' 잘가요 임재춘 송경동 기자
연말인 12월 30일, 사무실 나오면서 오늘은 써 봐야지 했습니다. 며칠 전 떠나신 조세희 선생님 추모글을 쓰기로 했는데 웬일인지 써지지 않았습니다. 각별했던 시간이 눈앞에 너무 선해서였는가 봅니다.
출근 시간보다 1~2시간 빨리 나오게 해도, 일손이 달려 집에 있는 아내를 불러들여 잔업, 철야를 하면서도 기타를 만들며 나오는 조금의 월급에 감사하면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자꾸 밖을 쳐다보면 생산성 떨어진다고 창문 하나도 없던 공장. 밀폐된 도장실에서 유기용제에 노출되어 직업병 앓는 사람이 전체의 59% 넘어가도, '빼빠질'과 그라인더질, 기타줄 당기고 피스 박다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려도, 기관지 천식자가 36%를 넘고,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40%를 넘어가도 괜찮았다고 합니다. 2008년 문화제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판단에 노순택, 명인, 연영석 등과 전미영, 이윤엽, 나규환 등의 파견미술팀, 홍대 클럽 빵의 김영등, 그리고 문화연대 벗들과 상의해 문화예술인들이 앞장서서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을 지키자는 공대위를 꾸렸더랍니다. 2019년 마침내 복직되던 날까지 11년을 함께 웃고 울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연대도 많았습니다. 2010년 1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적인 악기쇼 '남쇼에 갔을 땐, 세계적 록그룹 'RATM'의 탐 모렐로와 남쇼의 공식 초청홍보대사이자 방금 전 미식축구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공연을 하고 온 피닉스 벤자민 등이 공식 지지 선언과 공연에 함께 해주기도 했었죠. 그 기간 살아야 해서 수세미를 만들어 팔아 보기도 했고, 여러 해 동안은 된장·고추장을 만들어 팔기도 했더랍니다. CMS를 조직하러 다니기도 했고, 여러 기금을 모아 보기도 했던 아련한 시간이었습니다. 국회 앞에 단식농성장을 꾸려보기도 하고, 정부종합청사에 농성장을, 법원 앞에 농성장을, 광화문광장에 농성장을 꾸려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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